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중인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서 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인 자크 살바도르(46)씨가 주목을 끌고 있다.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에 능통한 그는 시각장애인이다.
이번 ITU 전권회의에서는 유엔 규정에 따라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6개 언어만 사용된다. ITU는 이번 전권회의에서 회의 통역 등을 위해 모두 73명의 통역사를 고용했는데, 장애인은 살바도르씨가 유일하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눈에 문제가 있었고, 18세에는 완전히 시력을 잃었다.
오로지 귀와 손가락에만 의존하지만, 여러 국제기구에서 내로라하는 베테랑 통역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거주하는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위해서도 일한다. 살바도르씨는 시각 장애인 통역사로 일하는 것은 정보통신기술(ICT) 덕분이라고 했다. 이번 ITU 행사에서 대당 1만 달러(한화 1060만원) 상당의 점자 판독기가 그의 눈이 된다고 했다.
“글자를 읽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ITU가 세계에 이바지한 성과 덕분에 장애인들도 새로운 기술에 접속할 수 있게 됐고, 그래서 이번 통역이 더 뜻깊습니다.”
그는 눈이 안 보이는데도 많은 외국어를 잘할 수 있는 비결은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ITU서 맹활약, 시각장애인 통역사 살바도르 “열정은 장애를 이겨내죠”
입력 2014-11-03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