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 사태에 떨고 있는 아프리카

입력 2014-11-03 02:27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27년간 집권해온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이 5선 연임을 위한 개헌을 하려다 국민들의 반대와 군부 쿠데타로 쫓겨나면서 장기 집권을 꿈꿔온 다른 아프리카 지도자들도 좌불안석이 됐다고 AFP통신이 2일 전했다. 포린폴리시(FP)는 부르키나파소 사태로 아프리카에 민주주의가 한층 더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AFP에 따르면 현재 베냉, 부룬디, 콩고,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 등의 지도자들이 장기 집권을 위한 헌법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 카메룬, 알제리, 앙골라, 차드, 지부티, 우간다 등은 이미 개헌에 성공했다. 니제르와 세네갈 지도자들은 개헌을 하려다 군부와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축출되거나 선거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AFP는 국제위기기구(ICG) 소속 전문가 티에리 비쿨론을 인용해 “이번 사건은 헌법 개정으로 장기 집권하려는 독재자들에 대한 경고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폴 멜리도 “아프리카인들이 언제까지 부당한 일에 잠자코 있으리라 여긴다면 큰코다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FP도 “부르키나파소 사태가 헌법 개정 문제로 불거진 만큼 앞으로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 절차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FP는 또 “아프리카연합(AU)이나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는 쿠데타로 집권한 나라들에 불이익을 줘왔다”면서 “부르키나파소에서도 결국 민주정부가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부르키나파소 군부는 1일 대통령 경호부대 부사령관인 이삭 야코바 지다(49) 중령을 만장일치로 과도정부 지도자로 추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에는 쿠데타를 주도한 오노레 트라오네 육군참모총장이 “내가 정권을 장악했다”고 선언했지만 군부 내 이견으로 지도자가 달라진 것이다. 군부는 “과도정부의 구성과 기간은 추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