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동이장, 독수리 처음 잡았다… 전북, 11월 8일 제주전 승리땐 우승

입력 2014-11-03 02:28
전북 현대의 외국인선수 카이오(오른쪽 두 번째)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지난 8월 23일 FC 서울과 홈경기를 치르기 전 독특한 퍼포먼스를 했다. 밀짚모자를 쓴 ‘봉동이장’ 복장으로 총을 들고 독수리를 겨냥한 것. 봉동이장을 괴롭혀 왔던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총까지 등장할 줄은 몰랐다”며 껄껄 웃었다. 최강희 감독의 ‘독수리 징크스’를 여실히 보여 준 일화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전북과 서울의 34라운드 경기. 최강희 감독이 마침내 독수리 사냥에 성공했다.

선두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 카이오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이겼다. 경기 전까지 최용수 감독과 7번 맞붙어 5무2패에 그친 최강희 감독은 처음으로 최용수 감독을 꺾고 활짝 웃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최근 서울전 6경기 연속 무승(4무2패)의 사슬을 끊었고 이번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21승8무5패(승점 71)를 기록한 전북은 오는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조기 우승을 확정짓는다.

0-0으로 비긴 채 시작된 후반. 여전히 답답한 공방이 계속됐고 승리에 목이 마른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과 신경전을 벌였다. 후반 5분 전북 김남일이 서울 오스마르의 파울에 분노해 밀어 넘어뜨리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살벌하게 변하기도 했다. 득점 없이 경기가 끝나려던 순간 카이오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카이오는 후반 추가시간 아크 정면에서 이재성의 땅볼 패스를 받아 넘어지면서 왼발슈팅을 날려 서울 골문을 열었다.

하위 스플릿의 부산 아이파크는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상주 상무를 3대 2로 꺾었다. 부산의 꽃미남 스타 임상협은 전반 42분과 46분 잇따라 골을 터뜨려 시즌 11골로 득점 랭킹 3위로 올라섰다. 부산은 8승12무14패를, 최하위 상주는 6승11무17패를 기록했다.

한편 수원 삼성의 산토스는 울산문수구장에서 전날 열린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시즌 13호 골을 터뜨려 득점 선두 이동국(전북)과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경기 출전 수가 많아 2위에 자리했다. 수원은 3대 0으로 이겼고 전북과의 승점 차를 10점으로 유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