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한 신형 잠수함 진수

입력 2014-11-03 03:42

북한이 탄도미사일까지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것으로 우리 국방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꾸준히 핵무기 소형화에 나서온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용 핵탄두 개발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북한발(發) 핵무기 위협이 이전과는 훨씬 강도 높은 차원에서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정부 소식통은 2일 “최근 상업위성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건조해 진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잠수함이 계류돼 있는 도크 인근에 탄도미사일용 수직발사관으로 보이는 설비들이 있는 것도 확인됐다”며 “수직발사관 장착 준비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잠수함은 물속으로 들어가면 군사위성과 같은 첨단 정찰수단으로도 탐지가 어려운 전략자산이다. 언제 어디서 공격할지 예측하기 힘든 데다 SLBM 발사까지 가능해진다면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이번에 건조된 신형 잠수함에 SLBM용 수직발사대가 장착될 경우 북한은 SLBM 발사 능력을 갖게 된다.

신형 잠수함은 길이 약 67m, 폭 6.6m로 배수량은 2000∼2500t급으로 지난달 20일 미국의 북한전문 사이트 ‘38노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잠수함”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동일한 종류다. 군은 북한이 러시아제 골프급 잠수함을 역설계해 이 잠수함을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골프급 잠수함은 1990년대 북한이 10여대 도입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건조한 신형 잠수함은 골프급 잠수함에 비해 규모가 작아 SLBM을 장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러시아는 골프급 잠수함에 3개의 SLBM 발사관을 장착해 운용하고 있다. 이 SLBM은 R-21로 최대 사거리 1420㎞, 탄두 중량 1180㎏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수차례 지상에서 (탄도미사일을 수직발사대에 장착해) 발사시험을 하는 정황은 포착됐지만 수중 실험은 아직 없었다”면서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잠수함을 보유하지는 못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SLBM 발사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군은 2020∼2024년 수직발사관을 탑재한 3000t급 잠수함 3척을 1차 전력화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추가로 3척을 배치할 예정이다.

북한이 신형 잠수함과 수직발사대를 감시위성에 노출시킨 것 자체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핵잠수함 전력까지 과시해 핵무기 소형화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 정부와 미국 등에 각인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성걸 박사는 “만약 북한이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까지 갖춘다면 심각한 안보위협 요인”이라며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가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