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사자’ vs 기운센 ‘영웅’… KS 11월 4일부터 7전4선승제 돌입

입력 2014-11-03 02:27 수정 2014-11-03 14:57
프로야구 역사상 첫 4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삼성의 노련미냐, 창단 7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넥센의 패기냐.

삼성과 넥센이 4일 대구구장에서 개막하는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두 팀이 올 정규시즌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만큼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기초적인 성적만 봤을 때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삼성이 78승3무47패에 승률 0.624, 넥센은 78승2무48패에 승률 0.619를 기록해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삼성이 정규시즌 막판에 5연패에 빠지며 힘겹게 1위 자리를 지킨 것과 달리 넥센은 6연승을 달리며 삼성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상대 전적에서도 삼성이 넥센을 상대로 8승1무7패로 근소하게 앞서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부 성적은 넥센이 더 좋다.

삼성의 장점은 무엇보다 투·타 균형과 조직력이다. 상하위 격차가 적은 타선의 경우 팀타율 0.301에 20홈런 이상 타자가 4명이나 된다. 53도루의 도루왕 김상수를 비롯해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마운드로 눈을 돌리면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예상 선발진은 릭 밴덴헐크(13승), 윤성환(12승), 장원삼(11승), J.D. 마틴(9승), 배영수(8승) 등이다. 삼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자원 2명을 한 경기에 투입하는 ‘1+1’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불펜진 역시 마무리 투수 임창용에 앞서 셋업맨 안지만을 필두로 차우찬, 심창민, 권오준, 권혁이 뒤를 받치는 등 자원이 차고 넘친다.

이에 비해 넥센은 선수층 면에서는 확실히 삼성에 뒤진다. 하지만 사상 최초 한 시즌 200안타의 서건창, 52홈런 박병호, 유격수 최초 40홈런의 강정호를 보유한 넥센 타선의 무게감은 만만치 않다.

타선에 비해 마운드는 아쉽다. 앤디 밴헤켄(20승)-헨리 소사(10승)-오재영(5승)으로 이어진 1∼3선발 외엔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없다. 불펜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넥센은 플레이오프에서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 3명에게 경기 후반을 맡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선발의 뒤를 이어 긴 이닝을 소화해줄 롱릴리프가 없고 이 세 투수와 나머지 불펜 투수의 기량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단기전 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경험 면에서도 삼성이 넥센보다 낫다. 삼성은 주전 가운데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는 선수는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와 신인왕 후보 박해민 뿐이다. 반면 넥센은 한국시리즈를 뛰어본 선수가 이택근과 오재영 뿐이다. 2003∼2004년 현대 유니콘스 시절 두 선수는 신인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뛴 적 있다.

결국 노련한 삼성의 물량공세에 맞서 넥센이 패기 넘치는 소수정예 선수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