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대부업체가 빌려준 돈이 전체 대부액의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업체가 부실저축은행 인수 등을 통해 저축은행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서민금융을 일본계에 잠식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 당국과 대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대부업체 98개 중 일본계는 21.4%인 21개였지만, 대부액 합계는 4조9700여억원으로 전체 대부금액의 56.2%를 차지했다. 일본계 업체 대부액 비중은 2009년 말 49.9%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순위만 봐도 일본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업계 1위와 2위 역시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와 산와대부(산와머니)로 모두 일본계다.
대부금액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2조1700여억원, 산와대부가 1조2700여억원으로 대부잔액만 3조4000억원을 넘는다. 토종 업체인 3위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의 대부액은 5000여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업체들이 법인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계 업체들은 개인영업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계 업체 개인신용 대부는 이들이 빌려준 돈의 95%(4조7300여억원)를 차지한다. 국내 업체의 개인 비중은 2조3200억원으로 65.3% 수준이다. 개인영업을 위주로 하다 보니 일본계 업체의 대부금리는 연평균 36.8%로 국내 업체의 평균 금리인 연 27.8%보다 9% 포인트나 높다.
일본계 업체들이 약진할 수 있는 것은 낮은 조달금리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금리가 낮고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업체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 운영해 뛰어들었다. 그 외에도 친애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일본계 J트러스트는 SC저축은행을 최근 인수했다. 계열사인 SBI저축은행 1·2·3·4의 합병을 통해 업계 1위로 올라선 SBI저축은행 역시 대주주가 일본계 투자사인 SBI홀딩스다.
박은애 기자
저금리 日 대부업체, 서민금융 야금야금
입력 2014-11-03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