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CJ제일제당 ‘햇반’ 생산공장 가보니… 자체 도정·당일 밥으로 맛 내고 8회 가압살균

입력 2014-11-03 02:15
지난달 31일 첫선을 보인 ‘큰눈영양쌀밥’이 CJ제일제당 부산 공장에서 포장을 마친 뒤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미생물을 제어하기 위해 8회에 걸쳐 가압 살균하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시지요. 노즐에서 스팀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부산 사하구 다대로 CJ제일제당 부산공장 ‘햇반’ 생산 현장. 생산2팀 사원 심진욱씨 손짓을 따라 열심히 찾아봤지만 노즐은 보이지 않았다. 컨베이어벨트 위에 가지런히 놓여진 쌀이 담긴 흰 그릇들만 보였다. 햇반 생산실 2층에 마련된 견학로에서 창 너머로 내려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선 살균소독한 무진복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고도 끈끈이와 진공흡입기를 통해 혹시라도 남아 있을 미세먼지를 다 털어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다고 심씨는 양해를 구했다.

견학로에서 지켜본 과정은 집에서 밥을 짓는 것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살균공정을 마친 뒤 큰 기계 속으로 그릇들은 사라졌다. 압력밥솥과 같은 140도, 3기압 이상의 고온·고압 상태의 취반기다. 여기에서 지어진 밥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반도체 공정만큼이나 깐깐하게 관리된다는 ‘클린룸’으로 옮겨졌다.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로 뚜껑이 덮여졌다. 이창용 부산공장장은 “가압 살균 공정과 클린룸에서 완전 밀봉되기 때문에 방부제 없이도 9개월간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품처럼 보이는 햇반은 컨베이어벨트 위로 살짝 뒤집어진 채 주르르 나왔다 다시 사라졌다. 증숙설비 내에서 15분간 뜸을 들인 햇반들은 물에 풍덩풍덩 던져졌다. 15분간 급속냉각 과정을 거친 뒤에야 마지막 과정인 검수대에 올랐다. 이 공장장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자체 도정기를 갖추고 있어 쌀의 품종과 상태에 따라 도정을 한 쌀로 당일 밥을 짓고 있어 햇반의 밥맛이 좋다”고 덧붙였다.

박찬호 식품마케팅 당담 상무는 “여러분이 생산을 직접 지켜 본 제품이 바로 오늘 첫선을 보인 큰눈영양쌀밥”이라고 소개했다. 큰눈영양쌀밥(210g·1980원)은 CJ제일제당이 서울대 농대와 함께 공동연구개발한 신품종 ‘서농17호’로 만들었다. 쌀눈을 3배 더 키운 서농17호는 도정해도 쌀눈이 떨어지지 않아 항산화 성분 감마오리자놀과 필수지방산, 비타민, 식이섬유 등의 영양분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박 상무는 “지난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온 국내 즉석밥 시장은 4년 후인 2018년에는 36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CJ제일제당은 현재 65%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확대시켜 매출 2500억원 달성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2025년에는 햇반 매출을 1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야심 찬 포부도 드러냈다.

부산=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