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軍 장악 아직 멀었나… “당에 충성하라” 또 강조

입력 2014-11-03 02:24
마오쩌둥은 1929년 12월 28∼29일 푸젠성 룽옌시 구톈에서 열린 제9차 공산당 대표대회를 통해 ‘당이 총(군대)을 지휘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며 군권을 장악했다. 구톈회의 85주년을 앞둔 지난달 30∼3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구톈에서 전국 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시 주석은 ‘신(新)구톈회의’로 불리는 이번 회의에서 군 지휘부 420여명을 향해 당에 대한 군의 절대 충성을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2일 전했다. 시 주석은 “당의 군대에 대한 절대적 영도는 강군(强軍)의 혼”이라며 “군의 혼 강화는 우리 군의 정치업무의 핵심으로 그 어떤 시기에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리는 쉬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는 “고도로 중시하고 엄숙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이 사건의 교훈을 심각하게 반성하고 사건의 영향력을 철저하고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이번 회의가 시 주석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당에 대한 군의 절대 충성 강조는 역설적이게도 시 주석이 아직 군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구톈회의 소집은 반부패 드라이브와 군 개혁에 대한 군내 반발이 아직 존재한다는 반증이라고 전했다. 정치분석가 장리판은 “공산당 지도부는 역사적으로 이념과 군에 대한 정통성 확보 등 두 가지 방식을 통해 권력 공고화를 이뤄냈다”면서 “지난달 문화예술계 인사를 초청해 주재한 문예업무 좌담회는 이념 장악을 보여주지만 군은 아직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는 시 주석의 군내 측근인 류위안 총후근부 정치위원과 장여우샤 인민해방군 총장비부 부장 중 한 명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4중전회에서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저우융캉이 당 중앙간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당내 반발 때문이라는 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