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 ‘열공(열심히 공부하기)’ 모드다. 각종 관련 자료들을 정독하고 같은 당 의원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7·14전당대회 이후 줄곧 당청 관계 잡음을 빚던 김 대표가 어느새 박근혜정부 명운이 걸린 ‘랜드마크 폴리시(대표정책)’ 추진의 전면에 나선 셈이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2일 “요새 김 대표가 마치 대학입시 수험생처럼 공무원연금을 샅샅이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 본인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8일 자신이 대표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던 연급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전혀 부담감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당 소속 국회의원 158명의 의견을 상세히 수렴하고 설득할 게 있으면 설득까지 하며 다른 당내 잡음 없이 전원 찬성을 얻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누군가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 그렇다면 그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또 “정당은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새누리당도 그건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집권여당인데 선거보다 국가와 국민, 미래세대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의 열공에는 절박함이 담겨져 있다. 다른 측근 인사는 “김 대표가 ‘나도 내용을 모르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한 적이 있다”며 “자신이 대표 발의한 것도 책임감을 더욱 무겁게 하는 요인 같다”고 부연했다.
사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직접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수학 공식처럼 어렵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용을 알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 김 대표는 거의 매일 관련 자료를 열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최근 공무원연금 개혁 자료들을 김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도 수시로 비서진에게 각종 자료를 요구한다고 한다. 또 외부 식사 약속을 줄이고 공부 시간을 늘리려 애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교사’들의 조언도 얻고 있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수시로 개혁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들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 교수 및 연금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과외’를 받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모르는 부분을 묻고 설명을 듣는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이른 아침 시간을 활용해 외부 전문가들과 조찬을 함께하며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내용들을 토론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요즘 수험생처럼 ‘열공’합니다… 김무성, 공무원연금 개혁 자료 ‘보고 또 보고’
입력 2014-11-03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