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회사 실본부장 100여명에게 책 한 권씩 선물했다. 그 책은 바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17년 넘게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일해 온 켄 시걸의 ‘미친 듯이 심플(Insanely Simple)’이다. 수많은 책 중 하필 이것을 임원들에게 선물한 것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현재 현대카드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단순화’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부터 ‘단순화(Simplification)’를 가장 역점을 두는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다. ‘단순화’는 ‘비계를 줄이고, 근육을 늘리는 운동’이다. 즉 현재 상황에서 펼치고 있는 모든 비즈니스를 새롭게 정의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기업의 본질적인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이어져 경영지표, 임직원 만족도 등 많은 부분에서 좋은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설명해준다. 한 예로 복잡한 위계질서를 싫어하고 단순함을 추구했던 잡스는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과 같은 단순한 네이밍을 추구했고, 홈페이지 및 구매 절차도 매우 단순하게 만들었다.
경쟁사들은 복잡한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그 누구도 모델이 이렇게 많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고객의 선택권 때문이라고 항변해 왔지만 선택의 폭이 많아지면 오히려 부담이 되고, 직원조차 고객에게 제품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은 집단의 의사결정, 부분적 실수를 허용하고 큰 그림 그리기, 결정과 실행의 단순화 등은 모든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가져야 할 용기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CEO의 서재] ‘단순화’ 회사 경영철학 잡스 이야기서 답 얻어
입력 2014-11-03 02:06 수정 2014-11-03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