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센 넥센, 해냈다…창단 7년 만에 KS 진출

입력 2014-11-01 04:21

넥센 히어로즈가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넥센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가공할만할 핵타선을 맘껏 자랑하며 12대 2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마크한 넥센은 2008년 팀 창단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서게 됐다. 넥센은 오는 4일부터 정규시즌 1위팀 삼성 라이온즈와 7전4승제로 올 시즌 패권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넥센은 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하고 있다. 사상 최초의 한 시즌 200안타의 서건창과 11년 만의 50홈런을 때려낸 박병호, 유격수 최초 40홈런의 강정호가 포진한 넥센은 자타공인 리그 최강 타선이다. 정규리그 팀 홈런 199개로 압도적인 1위다. 박병호(52개)와 강정호(40개) 두 명의 홈런을 합친 게 LG 팀 홈런(90개)보다 많다.

4차전에서도 방망이의 힘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넥센은 5회부터 방망이가 폭발해 LG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김민성이 2-2로 맞선 5회초 왼쪽 펜스를 넘기는 3점포를 가동하며 무력 시위의 시동을 걸었다. 이어 강정호가 7회초 1사 1루에서 LG의 세 번째 투수 우규민의 체인지업(124㎞)을 그대로 왼쪽 담장으로 넘겼다. 9-2로 앞선 무사 만루에선 김민성이 싹쓸이 중월 2루타를 때려내 한국시리즈행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7타점을 올린 김민성은 김유동(OB 베어스·1982년)과 톰 퀸란(현대 유니콘스·2000년)이 한 차례씩 기록한 6타점을 넘어선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만점 활약을 펼친 김민성은 4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3차전 결승 홈런에 이어 4차전 쐐기홈런을 터뜨린 강정호는 플레이오프 MVP로 뽑혔다. 마운드에선 선발 등판한 헨리 소사가 최고시속 159㎞의 강속구를 뿌리며 6⅓이닝동안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우리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며 “우리가 원하고 팬이 바라는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LG는 뒷심 부족으로 가을야구를 마쳤지만 한국판 ‘기적의 팀’으로 불리며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LG는 시즌 초 팀 성적이 꼴찌로 곤두박질치며 김기태 감독이 사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양상문 감독이 5월 지휘봉을 잡은 후 거침없이 내달렸다.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날 4위를 확정,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양 감독은 “이 정도까지 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년 시즌은 조금 더 철저히 준비해서 힘들게 시즌을 보내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