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15년도 대입수학능력 시험. 자녀는 물론 주변에 수험생이 있으면 ‘시험을 잘 보라’는 격려의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다. 올해도 유통가에는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수능 합격 기원’ 선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선물은 ‘잘 보라’는 간절함을 담은 기원형과 시험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속형이 대세다. ‘잘 풀고 잘 찍으라’는 기원이 담긴 상품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해마다 발전하고 있다. 올해 눈에 띄는 상품으로는 ‘밥풀30㎝ 인형’(1만6500원선), ‘도끼볼펜’(4500원선), ‘필름 휴지케이스’(1만1000원선) 등이 있다. ‘밥풀처럼 딱 붙으라’는 의미의 밥풀인형은 ‘合格(합격)’이라고 쓴 띠를 두르고 있다. ‘잘 찍으라’는 의미가 담긴 도끼 모양의 볼펜은 잡기도 편하게 디자인돼 있다. ‘잘 풀고 잘 찍으라’는 의미로 휴지통에 필름 모양의 디자인을 입힌 필름 휴지케이스는 휴지를 위에서 뽑아 쓸 수도 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 ‘쿠팡’ 등에선 ‘○○야! 잘 풀고 잘 찍고 잘 쳐!’ 등 원하는 응원 메시지를 직접 써넣을 수 있는 필기도구를 내놓고 있다. 최소 일주일 전에는 주문해야 한다.
기원형 상품의 원조는 찹쌀떡과 엿이지만 디지털 세대 수험생들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아선지 주춤한 편이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 신상엽 리빙 1본부장은 “소셜커머스에서는 엿 등 전통적인 제품보다는 초콜릿의 판매율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해는 옹기에 든 발효 초콜릿, 고급 수제 마카롱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해 제과업계에선 찹쌀떡에 쿠키와 초콜릿을 곁들이고 특별 메시지를 담은 세트를 내놓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수험생 두뇌 회전에 좋은 견과류를 활용한 떡과 쿠키에 인기 웹툰 작가 조경규의 ‘말하는 대로 합격’을 주제로 한 재미있는 응원 만화를 곁들인 세트를 출시했다. 다양한 맛의 찹쌀떡과 견과류 쿠키, 전통방식으로 만든 3가지 맛의 엿으로 구성된 ‘합격돼지’ 등 60여 가지를 선보였다. 뚜레쥬르는 수능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수험생들을 격려하고 합격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마라톤 챔피언’을 주제로 제품을 구성했다. 황금빛 트로피 모형 안에 호박엿과 초코바를 가득 담은 합격 트로피와 초콜릿, 과일 캐러멜, 쿠키 등을 담은 ‘합격의 마라톤’ 등 총 60여종의 아이템을 내놨다.
실속형의 대표주자는 시계. 시험장에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갈 수 없어 시계는 수험생들이 꼭 갖춰야 할 품목 중 하나다. 보기 쉽게 숫자가 크고 다른 장식이 없는 게 수험생 시계의 특징이다. 스톱워치 기능을 갖춘 시계들도 나와 있다. 주변 소음을 차단해 집중력을 높여 주는 ‘디지털 귀마개’도 예민한 수험생에게는 유용한 선물이 될 수 있다(4만9500원). 시험 전날 긴장해 잠을 잘 못자고 당일 졸렸던 경험이 있는 수험생을 위해선 ‘졸음 싹 졸음 예방 패치’(1만원)도 도움이 된다. 졸음 예방에 효과가 있는 허브와 비타민C 등 10여종의 성분을 사용한 패치다.
수험생 응원 상품도 최근에는 e-쿠폰이 인기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선 수능 시험을 2주 가량 앞둔 지난 22∼28일 작년 수능 전 같은 기간 대비 커피·음료 e쿠폰 판매가 91%나 증가했다. 치킨 피자 햄버거 e쿠폰과 도넛·아이스크림 e쿠폰 판매도 각각 65%, 64% 늘어났다. G마켓 강선화 마케팅실장은 “수능 응원 선물로 e쿠폰을 준비하는 이들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수능 관련 특별행사들도 열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13일까지 ‘페레로로쉐’ 등 두뇌회전에 도움을 주는 초콜릿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또 5일까지 인삼 등 수험생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웰빙 상품들을 최대 50% 가량 저렴하게 선보인다. 이마트는 12일까지 보온도시락, 보온병 등 보온용품 기획 행사를 마련해 4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13일까지 롯데, 해태, 크라운, 한국마즈, 매일유업에서 나온 초콜릿을 3만원어치 이상 구매하면 5000원을 할인해준다. 이랜드그룹의 라이프스타일숍 ‘버터’ 홍대점도 12일까지 수능 만점 기원 선물세트 모음전을 연다.
죽전문점 ‘본죽’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불고기와 비타민과 무기질 함유량이 높은 낙지로 조리한 ‘불낙죽’(9000원), 전복죽(1만원) 등을 서울 명일동점 등 전국 256개 매장에서 12일까지 예약하면 수능 당일 포장해준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밥풀인형·도끼볼펜… 수능선물도 아이디어 싸움
입력 2014-11-03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