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화대국으로 자존심 강한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이 TV 생방송 중 “너무 바빠 지난 2년간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못했다”고 말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뉴스를 보고 뜨끔하지 않았을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
실제로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책이 아니고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서점을 방문하는 일, 좋은 책을 고르고 선물하는 기회는 거의 드물다고 봐야 할 것이다. 주말이 오면 데이트 코스로 영화관이나 맛집은 쉽게 떠올리면서도 서점 나들이는 왠지 촌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빡빡한 일상에서 자신만을 위한 최소한의 문화적 여유를 즐기는 일은 재충전이나 힐링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남의 취향이나 스케줄을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여가활동이 바로 책읽기라고 할 수 있다.
현대카드처럼 소비사회의 최전선에서 늘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극심한 직장인들에겐 유쾌하게 세상을 관조하는 여유를 주고 인생과 행복의 참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가벼운 소설과 에세이를 추천한다.
또 성과가 부진해 자신감을 잃거나 일에 대한 의욕을 되찾고 싶은 이에게는 거장들의 사유와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고전과 인문서를 권한다. 희대의 영웅들이 그리는 전략과 전술, 각자가 안고 있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책을 고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서점을 방문해 한 장씩 꼼꼼히 넘겨보며 내게 필요한 책을 직접 찾는 것. 카드 한 장 고르는 데도 포인트에 추가 혜택까지 요리조리 잘 따져보면서 왜 책 고르는 일은 남의 손에 덥석 맡기는 건지.
이번 주말엔 가까운 서점으로 나들이하면 어떨까? 단언컨대 마트보다 배부르고 영화관보다 훨씬 버라이어티하다. 물론 밀린 카드값 때문에 몇 개월째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었던 이들이라면 더더욱.
편집주간 이진희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출판사 한마디] 은행나무
입력 2014-11-03 04:03 수정 2014-11-03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