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언론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공개한 것을 두고 미국 사회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쿡은 30일(현지시간)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쿡은 이 글에서 “분명하게 말하자면 나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쿡은 자신의 커밍아웃은 다른 동성애자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의 CEO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면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나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정의를 향해 차곡차곡 벽돌을 깔며 햇빛이 드는 길을 만들고 있다. 이것(커밍아웃)이 내 벽돌이다”라고 말했다.
쿡의 커밍아웃은 미국 내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란 분석도 있다. 7년 전 석유업체 BP의 로드 브라운 CEO가 남자친구의 폭로로 할 수 없이 커밍아웃한 뒤 사임해야 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 32개 주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52%가 동성결혼 승인을 지지하는 등 미국 내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동료 CEO들도 쿡의 커밍아웃에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진정하고 용기 있는, 그리고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준 팀에게 감사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아트 레빈슨 애플 이사회 의장도 “이사회와 회사 전체를 대표해서 쿡이 애플을 이끄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애플 CEO 팀 쿡 ‘커밍아웃’ 계기… 美, 동성애 인식 변화 기폭제 되나
입력 2014-11-01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