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2·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생애 첫 우승반지를, 오승환(32·한신 타이거스)은 구원왕에 만족하며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일정을 모두 마쳤다. 비록 일본시리즈에서는 명암이 갈렸지만 이들은 소속팀 승부의 키를 쥔 핵심 자원으로 맹활약했다.
이대호는 30일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끝난 일본시리즈 5경기 모두 선발 출장했다. 이대호는 생애 처음 나선 일본시리즈에서 18타수 6안타(타율 0.333) 1홈런 4타점으로 활약하며 프로 데뷔 후 첫 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 롯데 시절에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선수로는 이승엽(2005년 지바롯데 마린스, 2009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병규(2007년 주니치 드래건스), 김태균(2010년 지바롯데)에 이어 네 번째다.
이대호는 지난 26일 2차전에서는 4회 솔로 아치를 그리며 이승엽(2005년, 2009년)과 이병규(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기록한 한국프로야구 출신 타자가 됐다.
반면 오승환은 일본시리즈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다. 1승2패로 뒤진 4차전 연장 10회 1사 1, 2루 위기에서 구원으로 나온 그는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사실상 시리즈의 향방을 좌우한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오승환은 “모든 책임과 잘못은 내게 있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타격이 취약했던 한신이 일본시리즈에 오른 데는 마무리 오승환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클라이맥스시리즈(CS) 6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위력을 떨쳤다. 특히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퍼스트 스테이지 2차전에서는 3이닝 무실점 역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 데뷔 첫해 오승환은 64경기에서 66⅔이닝을 던지며 2승4패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 탈삼진 81개를 기록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운 오승환은 센트럴리그 구원왕까지 거머쥐었다. 준우승이 확정된 뒤 오승환은 “내년 시즌 준비 잘하겠다. 6개나 된 블론세이브를 줄이고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맞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주 귀국하는 이대호는 휴식을 겸하면서 스승들을 찾는 특별한 계획도 있다. 그는 “한국에 들어가면 김성근 감독님과 양상문 감독님, 김무관 코치님 등을 찾아뵙고 보완할 부분은 무엇인지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을 먹고 싶다”는 오승환은 서울 부모 집에 머물며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를 관전할 계획이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이대호 활짝 웃고 오승환 살짝 울고… 일본시리즈 한국선수 희비 교차
입력 2014-11-01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