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넥센 히어로즈에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LG 트윈스와 1승1패를 동률을 기록했지만 2차전에서 넥센이 자랑하는 투수 앤디 밴헤켄과 한현희, 조상우가 한꺼번에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방망이도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넥센에는 좌완 오재영이 있었다. 오재영은 PO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3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6대 2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한 넥센은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반면 LG는 한 경기만 패해도 가을야구에서 탈락하는 낭떠러지로 내몰렸다.
3차전의 히어로 오재영은 현대 유니콘스 소속이던 2004년 10승을 올린 신인왕 출신이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올해까지 10년간 고작 16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오재영은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과 절묘한 코너워크로 LG 타선을 압도했다.
오재영은 2004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후 무려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챙기는 감격도 맛봤다. 그는 “오늘이 이번 시리즈의 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던졌다”며 “강정호와 박병호가 좋은 수비를 해줬다. 그래서 내가 위기를 넘겼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3차전 최우수선수(MVP)도 오재영의 몫이 됐다.
그가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자 방망이도 불을 뿜었다. 넥센은 강정호가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코리 리오단을 상대로 중월 솔로 아치를 그려 1-0으로 달아났다. 넥센은 5회 초 이성열과 박동원, 비니 로티노의 적시타로 대거 4점을 쓸어 담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클린업 트리오 3번 박용택, 4번 이병규(7번), 5번 이진영이 모두 합쳐 11타수 1안타에 그치는 빈공에 허덕인 게 뼈아팠다. 4차전은 31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넥센과 LG의 선발은 각각 헨리 소사와 류제국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넥센, KS행 1승 남아
입력 2014-10-31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