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대항마… 시장 판도 바뀔 것”

입력 2014-10-31 02:01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과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이 3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아슬란’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30일 신차 ‘아슬란’을 출시했다. 3.0ℓ와 3.3ℓ 엔진을 단 4000만원대 고급 세단으로 제네시스와 그랜저의 중간급이다. 현대차는 “아슬란으로 수입 고급 세단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세단시장 정면 승부”=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출시행사에서 “쏘나타와 그랜저를 타던 고객이 그 다음 선택으로 수입차를 고를 때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고급 세단시장에서 그동안 느껴온 위기의식을 털어놓은 것이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처음부터 수입차를 의식하고 만든 차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수입차 대응 방식은 기존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제네시스 완전변경 모델, 그랜저 하이브리드·디젤 등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디젤엔진을 앞세운 독일 고급 세단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제네시스 판매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200% 가까이 성장했지만 고급 세단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도 급속히 늘어났다.

따라서 전혀 새로운 차인 아슬란의 출시는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수입차와 경쟁할 ‘선수’를 제네시스, 아슬란, 그랜저 등 3개 차종으로 세분화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전략이다.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국내 고객의 요구와 관계없이 이미 만들어져 수입된 차와 아슬란은 분명히 다르다”면서 “아슬란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경쟁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2만2000대 판다”=현대차가 아슬란에서 가장 강조하는 차이는 ‘전륜구동’이다. 아슬란은 후륜구동이 대부분인 고급 세단과 달리 앞바퀴가 구동하는 방식이다. 전륜구동은 주행성능은 다소 뒤처지지만 실내공간과 정숙성 확보에 유리하다. 곽 본부장은 “성능 중심인 독일 업체의 후륜구동 세단에 피로감을 느끼는 고객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엔진은 가솔린으로 람다Ⅱ V6 3.0 GDi와 람다Ⅱ V6 3.3 GDi를 채택했다. 최고출력이 각각 270마력, 294마력이다. 연비는 3.0과 3.3 모델 모두 9.5㎞/ℓ다. 둘의 연비가 같은데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중량 차이가 20㎏밖에 차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제네시스 3.3 모델의 연비는 9.4㎞/ℓ, 그랜저HG 3.0 모델의 연비는 10.4㎞/ℓ이다. 가격은 3.0 모던이 3990만원, 3.3 프리미엄이 4190만원, 3.3 익스클루시브가 4590만원이다. 운전석 앞 유리창에 주행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8인치 내비게이션,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등이 3.0 모던 모델부터 기본으로 들어간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에서 아슬란을 6000대, 내년에 2만2000대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 6일부터 받은 사전예약에서 계약물량이 2500대를 넘어서 올해 판매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고객 2000명을 초청하는 대규모 시승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