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또다시 ‘짝수해의 기적’을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3대 2로 물리쳤다. 샌프란시스코는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차지했다. 2012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8번째 우승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뉴욕 자이언츠 시절 5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후 1958년 샌프란시스코로 연고지를 옮기고 나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56년 만인 2010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복귀한 이후 2012년에 이어 올해도 패권을 거머쥐며 ‘짝수해 우승 주기설’을 증명했다. 내셔널리그 역사상 5년 동안 3번이나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팀은 1940년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두 번째다.
샌프란시스코는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지난 두 번의 우승 때와 비교해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동안 앙헬 파간, 마르코 스쿠타로, 마이클 모스 등 핵심 멤버들이 잇따라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6월 초까지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서 10경기 차 선두를 달리던 샌프란시스코는 한 달 만에 LA 다저스와 자리바꿈을 해야 했고 와일드카드로 겨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런 샌프란시스코의 우승에는 메이저리그 감독만 20년째이며 샌프란스코를 8년째 지휘하는 브루스 보치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과 뛰어난 용병술에다가 조 패닉, 그레고 블랑코 등 신예들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가을 바퀴벌레’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똘똘 뭉친 선수들이 특유의 유대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29년 만에 가을야구 정상에 도전한 캔자스시티의 돌풍도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빼놓을 수 없다.
캔자스시티는 1985년 월드시리즈 이후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1995년부터 2012년까지의 18년 연속 승률 5할미만은 메이저리그 최장기록이다. 하지만 올해는 네드 요스트 감독을 중심으로 달라진 변모를 선보였다. 특급 스타는 없었지만 탄탄한 수비와 안정된 불펜, 팀 도루 1위를 자랑하는 기동력으로 부족한 곳을 메웠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8연승을 거두는 기적을 썼다.
그러나 6차전까지 샌프란시스코와 치열하게 싸운 캔자스시티는 7차전에서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에 나섰지만 상대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짝수해의 기적… SF, 또 월드시리즈 품었다
입력 2014-10-31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