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충남 서산 천수만 일대에 15만 마리가 넘는 철새가 찾아왔다. 방역당국은 겨울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철새 출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전남 나주의 한 농장에서 사육하던 오리가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증상을 보여 살처분을 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서산시에 따르면 천수만 간척지 A·B지구 일대는 벌써부터 겨울 준비를 하러 날아온 15만여 마리의 철새로 북적거리고 있다.
철새 중 가장 많은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 기러기류 14만여 마리가 호숫가와 추수가 끝난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흰뺨검둥오리와 쇠오리 등 오리류 수천 마리도 하천의 모래톱과 갈대숲에 둥지를 틀었다.
AI가 유행했던 올해 3월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했던 청둥오리가 중국으로 이동했다가 최근 다시 충북 진천군 미호천 일대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청둥오리는 20마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AI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시는 철새 탐조투어 버스 운행이 시작된 지난 25일부터 천수만 A지구 일대 철새도래지 주변에 매일 방역차량을 투입해 집중소독을 벌이고 있다. 농가 400여 곳에 2000㎏의 소독약 보급을 마친 시는 개별농가에 자체 방역소독을 벌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천수만 일대에서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10일간 2014 서산버드랜드철새기행 행사가 열린다. ‘새와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생태 프로그램, 생태 경진대회, 농촌체험, 부대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2014 군산세계철새축제도 전남 군산 금강습지생태공원 일원에서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서산시 관계자는 “철새기행 행사로 관광객들이 몰려들면 AI 방역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행사를 취소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올해 초 당진과 홍성지역에서는 AI가 발생했지만 서산은 AI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방역에 최선을 다해 AI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천수만 철새 飛翔… 당국은 AI 非常
입력 2014-10-31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