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가 확산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가 중요하다”
안젤라 케인(66) 유엔 군축고위대표는 2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집단안보체제와 군비통제를 위한 국제 공조를 강조했다. 케인 대표는 유엔에서 군비통제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정책,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군축 관련 결의안의 이행사항을 총괄하고 있는 유엔 최고위 관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군비통제와 비확산 관련 주요 조언을 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그는 30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제3차 서울안보대화 참석차 방한했다.
케인 대표는 “영토 분쟁이 끊이지 않는 동북아에서 집단안보체제 구축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다양한 나라와 대화를 주도하며 집단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을 쌓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군비통제는 자위권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이 유엔헌장에서 명시된 자위권에 따라 자국 방어를 위한 군사력을 구축하고 있지만 군비통제는 그 군사력이 과도하게 진전돼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이 군비통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안보리 결의안 1540호’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에 사의를 표했다. 1540호는 비국가 조직들이 대량살상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 입법과 통제 조치를 수립하고 집행하자는 결의안이다. 한국은 지난 27, 28일 서울에서 ‘안보리 결의 1540호 아시아 지역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케인 대표는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으로 복귀해 사찰을 받고 핵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NPT에서 탈퇴했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실태 조사에 참여했던 그는 “피해자들의 참상은 화학무기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독일 출신인 케인 대표는 1977년 유엔 사무국 근무를 시작해 정무국 과장, 총회담당 사무차장보, 사무국 사무차장을 거쳐 2012년 군축고위대표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해는 무기 거래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유엔이 ‘무기거래조약’을 채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 조약은 재래식 무기 거래를 제한하는 기념비적인 조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단독인터뷰] 안젤라 케인 유엔 군축고위대표 “北, NPT 복귀해 핵사찰 받아야”
입력 2014-10-31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