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서 신라 금동 관모 발굴 경주 밖 최초… 지방세력 존재 시사

입력 2014-10-31 02:49

경북 의성군 금성면 대리리에 위치한 의성금성산고분군에서 5세기 신라시대 금동 관모(冠帽·머리쓰개·사진)가 발견됐다.

금동 관모는 그동안 천마총, 금관총 등 경주지역에서만 출토됐으며 경주를 제외한 신라권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은 의성군 의뢰로 금성산고분군 지역 정비 차원에서 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최초로 금동제 관모를 비롯한 약 1000여점의 유물을 수습했다고 30일 밝혔다.

김희철 연구원은 “금동 관모는 지방의 귀족이나 세도가에서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기 위해 사용하던 대표적인 위세품(威勢品)”이라며 “이번 발굴로 경북 북부지역에 신라 중앙과의 관계에서 일정하게 독립된 독자적 지방세력이 존재했음을 추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의성 지역은 아무리 늦어도 5세기 이전에는 신라 영역에 포함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 지역에 신라에 병합된 조문국(삼한시대 초기 국가)이라는 정치체가 존재했으며, 신라에 병합된 이후에도 의성 지역은 상당한 독자성을 지닌 정치 단위로 존재했다는 의미다.

이번 발굴 조사에서는 금동 관모 외에도 금동제 관 장식품인 관식(冠飾), 은제 관식, 은제 허리띠, 고리 모양 귀걸이, 유리구슬 목걸이, 은으로 만든 삼각형 고리 큰칼인 규두대도(圭頭大刀), 둥근 손잡이 고리 안에 이파리 세 개를 형상화한 듯한 칼인 삼엽문 환두대도(三葉文環頭大刀), 금동제 행엽(杏葉·은행잎 모양 말 장식), 금동제 말안장 등 최상위 신분을 상징하는 유물이 다량으로 나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