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오인숙] 1000억의 인생일지라도

입력 2014-11-01 02:22
하루도 빠짐없이 메일로 좋은 이야기들과 특이한 사진들 그리고 동영상을 보내오는 분이 있다. 그분의 나누고자 하는 마음과 부지런함에 감탄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보지 않은 메일 수가 늘어났다. 메일을 정리할 겸 지나간 메일을 점검하다가 ‘1000억짜리 강의’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명예, 돈, 지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 대학교에서 강의를 한 내용이었다. 그는 등장하자마자 ‘1000억!’이라고 준비된 판에 썼다.

그리고 말을 시작했다. “전 재산이 천억이 훨씬 넘습니다. 이런 제가 부럽습니까? 지금부터 이런 성공을 거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1000억에 집중했다. 강연자는 1000억이라는 글을 가리키며 “1000억 중에 첫번째 0은 바로 명예이고, 두번째 0은 지위입니다. 세번째 0은 돈입니다. 이것들이 인생에서 필요한 것들입니다.”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앞에 있는 1에 대하여 설명하겠습니다. 1은 건강과 가족입니다. 1을 지우면 1000억은 어떻게 되나요? 바로 0이 되어 버립니다. 인생에서 명예, 지위, 돈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그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건강과 가족이 없다면 바로 실패한 인생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의 강연은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나름대로 성공의 의미를 잘 정리했다. 건강과 가족을 생각하지 않고 세 개의 0을 쫓다 건강도 잃고 가족도 잃는 인생의 무지를 지적한 현명한 사람이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가치 기준을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다. 1의 자리가 과연 건강과 가족일까? 가족과 건강은 1의 다음 자리 0으로 물러나고 1의 자리는 아무래도 하나님이셔야 할 것 같다. 강연자는 인간이 하나님의 피조물인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1000억의 인생일지라도 창조주 하나님을 모르는 인생이라면 무의미하다는 것을 다음 세대를 이끌 젊은이들에게 알려주었더라면 그의 강의가 1000억의 강의가 아니라 10000억의 강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오인숙(치유상담교육연구원 교수·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