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8시간 넘게 머무는 직장은 이 시대의 땅끝이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분양한 ‘복음의 산지’다.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의 영혼 구원은 바로 나의 몫이자 사명이다.
나는 청와대를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청와대기독신우회장과 한국기독공직자선교연합회 대표회장으로 공직사회 선교를 위해 헌신했다. 2012년 12월부터는 한국직장선교연합회(한직선) 대표회장으로 섬기며 연평균 100회 이상 전국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전국 43개 지역의 직장선교연합회와 50개의 직능선교단체 연합회로 구성된 한직선은 8000여개 단위직장 선교회와 80만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1981년 설립돼 대한민국의 직장선교를 대표하는 단체다.
나는 한직선 대표회장으로 선출되자마자 연합회 임원들과 함께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센터를 먼저 찾았다. 선교센터는 노숙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존감을 회복시켜 가정으로 복귀하도록 돕고 있었다. 또 서울 가리봉동의 ‘지구촌 사랑나눔’도 방문했다. 이곳은 김해성 목사가 30년 넘게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곳이다. 대표회장이 된 이후 “직장선교 패러다임도 시대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 직장선교를 논하기보다 현장을 찾아야 하고, 구호로 외치기보다 감동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선교 회원들은 자기 직장에서 ‘희생과 섬김의 숨은 주인공’이 돼야 한다. 청와대에서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KAIST에서도 영혼 구원에 대한 나의 사명은 변함이 없다.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통해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고, 창조주 하나님을 체험하도록 해야 한다. 내 직장의 발전을 위해 내가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고 봉사해야 한다. 또 주님께 지혜와 권능을 간구하고 열심히 노력해 업무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예수님을 믿는 나를 통해 내 직장이 발전하고, 내가 일하는 모습에서 예수 믿는 흔적과 증거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장 근무 중에도 말씀 충만, 성령 충만으로 성령님의 인도함을 받아야 한다. 믿지 않는 직장인들조차 ‘나도 직장선교회원이 되고 싶다’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직장선교회로 발전해야 한다.
나는 33년 전 조용기 목사님에게 배운 기도를 지금까지 매일 아침마다 실천한다. 기도할 때마다 먼저 성령님을 인정하고 환영하고 모신다. 나를 돕기 위해 나와 함께하시는 지혜의 영이요, 모략과 재능의 영이신 보혜사 성령님께 의지하여 지혜를 간구한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약 1:5)’고 하신 말씀을 새벽마다 붙잡고 지혜를 구했다. 그 결과 ‘내가 너에게 준 IT 달란트로 경호를 과학화하라’는 지혜를 주셨다. 그리고 대한민국 경호를 ‘글로벌 선진 경호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한민국 석학들의 총 집합소인 KAIST에서도 마찬가지다.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부총장 임무를 마쳤고, 사이버보안연구센터에서 국가 사이버안보 수호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것 역시 하나님께서 때에 따라 필요한 지혜를 부어 주시고 온전한 은혜로 인도해 주신 선물이다.
직장선교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직장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 확립’이다. 오늘날 직장 그리스도인들이 ‘직장 선교는 피할 수 없고, 거부할 수 없는 나의 의무이자 사명’임을 깨닫도록 전국을 다니며 부르짖고 있다. 내가 청와대신우회장으로 섬길 때 신우회원들에게 ‘왜 수많은 직장 중에서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는가. 나의 선택과 능력에 앞서 하나님께서 이곳에 직장선교사로 파송했다’는 사명과 정체성을 깨닫게 해준 것이 청와대선교회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오늘도 전국에서 직장선교를 위한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정리=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역경의 열매] 주대준 (20) 남은 삶은 대한민국의 미래 ‘직장선교’ 밀알로
입력 2014-10-31 02:37 수정 2014-10-31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