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200일을 사흘 앞두고 수습된 황지현양 시신이 이전에 수차례 수색을 했던 곳에서 발견되자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 부실 수색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관·군 합동구조팀 관계자는 29일 “황양이 발견된 4층 중앙 여자화장실은 그동안 13차례 수색이 이뤄졌던 곳”이라며 “시신이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가 강한 조류에 의해 빠져나와 구명조끼의 부력으로 천장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이미 수색을 한 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원인을 정확히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배 변호사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여한이 없도록 독려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실종자 추가 발견 소식이 들려왔다”면서 “이 장관과 잠수사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4층 중앙 여자화장실은 지속적인 수색이 필요한 실종자 존재 추정구역으로 정확히 지목했던 곳인데 현장 지휘본부는 이곳을 13회 수색하고 ‘수색 완료’를 선언했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시신이 추가 발견된 곳은 수색구조 TF 영상팀이 영상판독불가 판정을 내린 곳이다.
앞서 103일 전 발견된 이묘희(56·여)씨는 26회 수색 후 완료했던 3층 주방에서 발견됐다. 이곳 역시 실종자 가족들이 실종자 존재 예상구역으로 지목했었다. 단원고 2학년 윤민지(17)양도 23회 수색 끝에 가족들이 지목했던 중앙통로에서 발견됐다. 배 변호사는 “현재의 수색방식에 새로운 접근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원인 분석을 토대로 범대본의 11월 수색방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함께 선내 전 구역 수색계획을 조속히 수립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설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대통령과의 면담을 고대하며 28일 밤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을 벌였던 세월호 유가족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시정 연설을 위해 이날 오전 9시40분쯤 국회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접촉하지 않은 채 곧바로 본청으로 들어갔다. 유가족들은 “대통령님, 살려주십시오”라고 외쳤지만 박 대통령은 그냥 지나쳤다. 유가족은 박 대통령이 들어간 뒤에도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다 오전 10시를 넘어서자 구호를 멈추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유가족 중 한 명이 울기 시작하자 이내 통곡 소리가 번졌다. 한 유가족은 “진상규명만 해달라는 건데…”라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시정 연설을 마치고 돌아갈 때도 유가족을 만나지 않았다.
진도=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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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추가 시신 수습] “13차례나 찾아보고도 허탕… 수색 방식 전면 재검토해야”
입력 2014-10-30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