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으로 보면 인간은 모두 비슷하게 살다 죽는다. 태어나서 옹알이를 하고 걸음마를 하다 학교에 들어가고, 첫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 나이가 차 세상을 떠난다. 취업준비생이 자기소개서를 쓰기 어려워하는 이유 또한 우리가 대체로 이 과정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충만한 기쁨을, 누군가는 후회와 괴로움을 느낀다. 왜일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해 사소한 삶의 상황들을 제시하며 답해 나간다.
저자는 ‘태어남’ ‘첫 키스’ ‘운전면허’ ‘첫 투표’ ‘이사’ ‘은퇴’ 등 우리 삶의 스무 지점을 택해 그 순간이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한다. 예컨대 ‘자전거’란 주제에선 “우리는 아빠가 자전거를 잡은 손을 놓을 때 의심과 믿음의 갈림길에 선다”고 해석하고, ‘중년’의 위기를 두곤 “결국 어디에도 올바른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라고 표현한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철학자인 저자는 현재 유명 작가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영국 런던에서 인생학교를 설립하고 생활 속에서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 또한 우리 삶의 가장 평범한 순간들을 집어낸다. 책장을 넘기면 우리가 지나온 삶의 관문을 돌이켜보고 모든 순간이 의미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남경태 옮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손에 잡히는 책] 우리 삶의 스무 지점서 보는 사소한 삶의 의미
입력 2014-10-31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