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소장 박영환 교수)는 29일 경기도 부천 소사구 호현로 서울신대에서 정기세미나를 갖고 한국교회가 북한 붕괴론이 아닌 변화론 입장에서 정부에 대화·협력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원 한반도포럼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은 독일 통일사례와 중국·타이완의 교류 상황을 소개하고 “10∼20년 내 통일이 어렵기 때문에 자유로운 남북 교류와 협력이 진행되는 ‘사실상 통일 상황’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독일 통일 1년 전까지만 해도 어느 누구도 통일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던 결정적 이유는 ‘하나님이 주신 것을 동독교회와 나눈다’며 동독교회를 지원했던 서독 개신교의 정신적·물질적 나눔 운동에 있다”고 소개했다. 동독교회는 서독교회의 지원에 힘입어 비폭력 평화시위를 벌이고 180여개의 시민운동단체를 구성했으며, 공산정권 붕괴 후 시민혁명위원회를 조직해 통일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중국과 타이완은 교류에 힘써 6년 전 항공노선이 주 30회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주 800회로 늘었다. 지난해 왕래한 사람만 800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통일과 비슷한 상황이 됐다”며 “중국과 타이완이 이렇게 교류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까운 미래에 통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사실상의 통일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타이완처럼 우리도 단기간에 통일은 안 되지만 경제공동체를 형성해 통일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남북관계가 지금은 힘들지만 벽돌 쌓듯 조금씩 양적 변화를 추구하다 보면 어느 날 질적 변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이북출신으로 과거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군사력 증강계획까지 짰던 내가 철저한 반공주의자에서 평화협력주의자로 변화된 것은 냉전이 끝나면서 ‘승패게임’의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라며 “일부 목회자들이 북한 붕괴론을 거론하는데 비현실적인 생각이다. 한국교회는 북한이 변화되고 남북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에 대화와 협력을 촉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천=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독일 통일 원동력은 서독교회의 동독교회 지원”… 한국기독교통일연구소 세미나
입력 2014-10-30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