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으로서 같은 일본인이 범한 죄를 마음으로부터 사죄합니다. 하나님이 당신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29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1150번째 수요집회에는 시민 300여명과 함께 일한친선선교협력회 소속 일본인 원로목사 15명이 참석했다.
일한친선선교협력회장 오야마 레이지(87) 목사는 사죄문을 통해 “우리들 일본인은 당신들의 소중한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그것을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이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당사자인 당신들 외에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죄문 낭독을 마친 오야마 회장 및 회원들은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길원옥(87) 할머니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일한친선선교협력회는 일제가 3·1운동 직후 주민 23명을 가두고 불태웠던 제암리교회를 재건하는 기금을 모금하기도 했던 단체다.
정대협은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증언 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시간이 23년이 지나 1150차 집회를 맞았다”며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아베 내각 수립 이후 군사 대국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대협은 “유엔과 국제사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인도주의에 반하는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국제노동기구도 강제노동 금지 협약을 위반한 일본에 문제 해결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본에 죄를 당당히 묻고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일본인이 범한 죄 마음으로부터 사죄”… 日 목사 15명,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 고개 숙여
입력 2014-10-30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