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을 어찌하오리까… 경남도청 연못 물고기 싹쓸이

입력 2014-10-30 03:15

경남도청 연못에 수달이 나타나 도가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수달의 등장으로 연못에 서식하는 물고기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수달은 제330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이라 함부로 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도는 연못에 있는 바위 3∼4곳에서 수달의 것으로 보이는 동물 배설물을 발견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 의뢰했다고 29일 밝혔다. 실제 몇 마리가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수달이 도청 연못에 처음 나타난 건 지난해 11월이다. 이때부터 올해 1월까지 도청 내 연못에 살던 붕어 잉어 등 물고기 2∼3마리가 거의 매일 죽은 채 발견됐다. 당시 죽은 물고기는 300마리 정도로 추산되며, 연못 속 물고기들이 싹쓸이되다시피 했다. 상당수는 토막이 나는 등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연못은 넓이 3500여㎡, 깊이 평균 1m 안팎이다. 원인을 찾던 도가 주변에서 동물 배설물을 수거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수달의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지난 5월 문화재청에 피해 사실을 알리며 수달을 잡을 수 있느냐고 물었으나 ‘수달은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포획 불허’란 통보를 받았다. 고민에 빠진 도는 포획 대신에 수로 진출입로에 철망(사진)등 진입방지시설을 설치했다. 또 어류 150마리를 추가로 연못에 방사했다. 하지만 이 물고기들도 절반가량 사라졌다. 경남도는 수달이 계속 연못에 와서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추정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