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5∼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앞두고 중국 여행업계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예상치 못한 미니 황금연휴로 여행 수요가 급격히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APEC 기간에 맞춰 베이징의 국가기관을 비롯해 학교 등 공공기관은 다음 달 7∼12일 6일 동안 문을 닫는다. 재량에 맡기긴 했지만 대부분의 민간기업도 정부 방침에 따라 6일간의 휴가에 들어간다. APEC 기간 휴무는 교통 정체 해소와 함께 스모그를 줄이겠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스모그 개선 효과는 미지수인 가운데 베이징 시민들은 의외의 선물에 서둘러 베이징을 빠져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다음 달 미니 황금연휴 기간 한국과 일본, 홍콩 등 여행 상품은 거의 품절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천차이인 홍보담당은 “다음 달 6∼8일 출발하는 상품은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가격도 국경절 연휴(10월 1일부터 7일간) 때보다 1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다음 달 7일 출발하는 베이징∼서울 왕복 항공권은 5000위안(약 85만원) 안팎으로 평상시보다 2배 가까이 오른 상태로 거래되고 있다.
중국 내 여행 상품도 국경절 연휴 수준으로 상승했다. 인기 여행지인 하이난성 싼야는 비수기보다 2배 정도 가격이 올라 있다. 항공편은 물론 기차표도 구하기 힘들다. 베이징중국국제여행사의 한차오는 “국내 여행 상품은 이미 2주 전에 예약이 끝났다”면서 “베이징 인근 톈진에서 출발하는 상품도 이미 출시 몇 시간 만에 동이 났다”고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초 샤먼으로 여행 계획을 세웠던 교사 루쉬진은 “치솟는 가격에 결국 여행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베이징 철도 당국은 황금연휴 피크 기간인 다음 달 6∼8일 상하이와 항저우 등으로 향하는 열차를 증편하기로 했다고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는 전했다. 휴가지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승용차를 실을 수 있는 특별 열차도 운행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베이징, APEC 기간 6일간 ‘연휴’… 韓·日·홍콩 여행 상품 거의 동나
입력 2014-10-30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