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신해철이었지….”
사람들은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랐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예상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반응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가요계는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고 팬들은 추모 행렬에 나섰다.
이 같은 현상을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29일 “1990년대 문화를 향유했던 세대들은 나에게 위안을 줬던 노래의 주인이 사라졌다는 상실감과 슬픔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90년대 10, 20대를 보냈던 사람들은 어느새 우리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30, 40대가 됐다”면서 “그들은 올 가을 서태지와 김동률, 이적 등의 새 음반을 통해 90년대를 추억했고 신해철을 떠나보내면서 죽음과 삶을 생각하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들뿐만 아니라 1988년 신해철이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을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조용필을 포함해 선후배 가수들도 큰 슬픔을 드러냈다. 가요계 관계자는 “신해철은 자신의 음악활동 외에도 전람회라는 신인그룹의 앨범을 제작해 김동률이란 가수를 키우는 등 후배 양성에 힘쓰며 대중음악사에 발자취를 남겼다”면서 “사회적 메시지도 끊임없이 전달하는 등 그가 가요계나 사회적으로 끼친 영향력은 크다”고 했다. 김동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좋은 동생이 못돼 미안하다”는 글을 올렸다.
KBS 쿨FM ‘이현우의 음악앨범’,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와 ‘오후의 발견, 김현철입니다’, SBS 파워FM ‘김창렬의 올드스쿨’ 등 방송 3사의 라디오에서도 신해철의 노래를 내보냈다.
신해철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신해철은 하반기 발매를 위해 넥스트의 새 앨범 신곡을 작업해둔 상태다. 이미 넥스트의 또 다른 보컬 이현섭과 함께 불러 녹음해둔 신곡이 10곡 정도 된다. 유작인 만큼 유족과 상의해 선보일 계획이다.
12월 31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려고 했던 넥스트 공연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생전 “앞으로 매년 12월 31일 넥스트의 공연을 하고 싶다. 이 공연은 내게 상징성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신해철, 그는 떠났지만 음악은 남아…
입력 2014-10-30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