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6개월새 금융부채 5조 감축… 조기 경영정상화 총력

입력 2014-10-30 02:06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방만 경영의 대표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강도 높은 부채 감축과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들어 6개월 만에 5조원 규모의 금융부채를 줄였고, 1년 치 토지판매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LH가 최근 발표한 올 상반기 결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430억원, 당기순이익은 51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3%, 20% 늘었다.

꼬박꼬박 막대한 이자를 물어야 하는 금융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0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05조7000원)과 비교해 5조원 감소했다. 금융부채가 줄어든 것은 2009년 LH 출범 이후 처음이다. 올해 금융부채 감축 목표액(104조3000억원)도 이미 달성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2일 LH의 신용평가등급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높였다. 향후 2년 안에 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국내 공기업 중 S&P 신용평가등급이 개선된 기관은 금융공기업을 제외하면 LH를 비롯해 3곳뿐이다.

또 LH는 지난달까지 올해 판매 목표보다 1조원 많은 12조7000억원에 이르는 토지를 팔았다. 연간 목표를 3개월 이상 앞당겨 달성한 것이다. 공동주택용지 매각금액이 7조2000원으로 56.7%를 차지했다. LH는 공동주택용지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하반기에는 상업용지, 단독주택용지 등 주변토지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와 주택을 합친 LH의 공급실적은 지난달 말 기준 14조8000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83%를 달성했다. 대금 회수 실적은 16조7000원으로 연간 목표의 94%에 달했다. 전국 지역·사업본부 22곳 중 19곳은 8월 말 기준으로 실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 중 7곳은 목표의 200%를 넘겼다.

LH는 2017년까지 부채를 재무전망 기본안(192조6000억원)보다 49조4000억원 적은 143조2000억원까지 낮출 방침이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155조4000억원)보다 12조2000억원 더 줄인 규모다. 49조4000억원은 지난해 레바논이나 세르비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능가하는 규모다.

LH 관계자는 “추가 감축계획은 좀 과도한 면도 있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각오로 과감하게 설정했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회사의 명운을 걸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