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구본준 효과’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의문부호였던 휴대전화 사업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며 반전에 성공했다.
LG전자는 3분기에 매출 14조9200억원, 영업이익 4613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111.8% 뛰었다. 특히 스마트폰이 맹활약했다.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3분기에 매출 4조2500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을 달성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09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전자가 3분기에 거둔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달했다.
LG전자는 3분기에 2180만대의 휴대전화(피처폰과 스마트폰 합계)를 판매했다. 스마트폰은 1680만대로 LG전자의 분기별 스마트폰 판매량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인 LTE 스마트폰은 650만대였다. 고가 시장에서 G3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중저가 시장에서 L40, L70, L90 등 L시리즈를 세게 미는 전략이 먹혀들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양과 질 모두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두면서 구본준 부회장의 결단이 3년 만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콜릿폰’ 등 피처폰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LG전자는 아이폰을 필두로 하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이 늦으면서 한때 철저하게 외면을 당했다. 2011년 3월에 취임한 구 부회장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스마트폰에 LG전자뿐만 아니라 계열사 전체의 역량을 집중토록 강력하게 주문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 이후에도 한동안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고전했다. 구 부회장은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라”고 강력히 주문하며 밀어붙였다.
그리고 2012년 9월 내놓은 G를 기점으로 지난해 G프로, G2 등 G시리즈가 서서히 시장에서 터를 닦으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LG전자는 올해 스마트폰으로는 최초로 QH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G3를 출시하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G3는 전문가와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LG전자가 만든 스마트폰으로는 최초로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를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국내 휴대전화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어서다. 국내 판매 비중이 높은 LG전자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G3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매출을 극대화하고 보급형 시장에서는 중저가인 G3 파생모델과 L시리즈 등의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LG ‘구본준 효과’에 활짝 웃었다… 3분기 영업익 2배↑
입력 2014-10-30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