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PO)는 창과 방패의 대결로 빗대졌다.
넥센은 올 시즌 타율 0.298(2위), 홈런 199개(1위), 타점 786점(1위), 득점 841점(1위), 출루율 0.382(1위), 장타율 0.509(1위) 등 타격이 강한 팀이다. 이에 비해 LG는 팀 평균자책점 4.58(3위), 이닝당 출루 허용률 1.43(2위) 등 마운드에서 상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지난 PO 1∼2차전에서 넥센 타선은 정규리그 때와 달리 잠잠했다. 특히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00안타 고지를 정복한 서건창, 2003년 이승엽 이후 11년 만에 50홈런을 넘긴 박병호,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기록한 강정호 등 MVP 후보 3인방은 침묵했다. 박병호와 서건창이 1∼2차전을 통틀어 각각 단타 1개를 치는 데 그쳤다. 강정호가 그나마 안타 3개를 쳤지만 영양가 있는 장타는 없었다. 게다가 이들 3인방 이외에도 주장 이택근 9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선 전체가 심각한 부진에 빠진 상태다. 사실 1차전의 경우에도 대타로 나선 윤석민의 쓰리런 홈런이 없었으면 승리하기 어려웠다. 당시 넥센은 타선이 침묵하면서 경기 내내 LG에 리드 당하고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28일 2차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우리는 타격의 팀인데 타선이 안 터지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야구는 못치면 당연히 질 수밖에 없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넥센이 3차전 이후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선이 살아나야만 한다. 특히 ‘서·박·강’ 3인방이 폭발력을 발휘해줄 때 넥센의 승리확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다만 30, 31일 3∼4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은 타자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목동과 반대로 투수 친화적인 경기장이다. 경기장 가운데 가장 넓어서 홈런이 잘 터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넥센은 잠실구장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넥센은 올해 홈 목동구장에서 팀 타율이 0.312나 되지만 잠실구장에서는 0.285로 상당히 떨어진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만 보면 0.252로 더 낮다.
넥센은 첫 가을잔치이던 지난해 두산과의 준PO에서도 잠실 3∼4차전을 잡지 못해 2승 뒤 3연패로 PO 티켓을 내준 쓰라린 기억이 있다. 당시 넥센은 홈런과 장타에서 두산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넥센은 잠실구장이라는 부담감을 이겨야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잡을 수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넥센 MVP 후보 3인방의 침묵
입력 2014-10-30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