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메이저리그 도전 공식 선언 “박찬호 선배 보며 꿈 키웠죠”

입력 2014-10-30 02:00

“박찬호 선배를 보고 메이저리그 꿈을 키웠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순간부터 내 가슴에는 보이지 않는 태극마크가 자리할 것입니다.”

SK 와이번스의 왼손 에이스 김광현(26·사진)이 메이저리그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광현은 29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빅리그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김광현은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나 스스로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합당한 대우를 해준다면 큰 무대에 도전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은 보직에 대해선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나를 진정으로 원하는 팀에 가고 싶다”며 “죽을힘을 다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27·LA 다저스)에 비해 체력적인 면에서 자신이 비교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에서 4일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다”며 “체력 문제 등과 관련해 류현진보다 내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인천아시안게임을 합쳐서 180이닝 정도 던졌다”며 “내년에도 180이닝 이상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기자회견에서 12월 결혼 계획을 처음 밝힌 뒤 “아내 될 사람과 미국으로 갈 것”이라며 “가장이 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생활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7년 SK에 입단한 김광현은 류현진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왼손투수로 자리매김해 왔다. 통산 83승 49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올해로 프로 생활 7년을 채워 포스팅시스템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포스팅시스템은 메이저리그 각 구단이 원하는 금액을 비공개 입찰식으로 제출해 최고가를 낸 팀이 단독 협상권을 갖게 되는 방식이다. 류현진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SK는 내달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김광현의 포스팅시스템 참가를 공시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현지에선 보스턴 레드삭스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