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가 북항재개발사업 땅 조성공사를 위해 추진하는 토사 운송계획이 해상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매립지 연약지반 개량에 필요한 흙을 공짜로 들여오려다 공사가 2년 넘게 지연된 가운데 ‘공짜’ 토사를 바지선으로 운반하려고 해 사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부산항건설사무소와 부산항만공사는 북항재개발사업 1-1단계(옛 2부두∼중앙부두) 매립지 연약지반 개량에 필요한 토사를 확보하고, 미포 앞바다에 있는 바지선을 이용해 토사를 옮길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시 해운대구 미포 소재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의 토사를 들여오기로 했다. 엘시티 측은 토사 50만㎥ 정도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엄청난 양의 토사를 어떻게 해운대 미포에서 부산항 북항까지 옮겨오느냐가 관건”이라며 “육상 운송이 배 이상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해상운송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엘시티 토사의 질에 대한 의혹과 바지선을 이용한 해상 운송의 위험성 때문에 반대 목소리가 높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엘시티 현장 토사는 수차례 검사에서 연약지반 개량용으로 부적절하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부산항만공사가 검사 기준을 완화해 통과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포 쪽에서 횟집을 하는 김모(55)씨는 “엄청난 양의 토사를 실은 트럭들이 엘시티 공사현장과 미포 입구를 오간다면 생활 불편은 물론 영업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상인들이 힘을 합쳐 트럭 출입과 바지선 정박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만약 바지선이 기울거나 침몰하는 사고가 나면 토사가 바다로 쏟아져 대형 환경오염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 북항 재개발 토사 바지선 운송 ‘위험천만’
입력 2014-10-30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