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2014-2015시즌 V리그가 OK저축은행의 쿠바산 용병 로버트랜디 시몬(27)의 활약으로 초반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올시즌 프로배구 남자부는 7개 구단 가운데 4개 구단이 쿠바용병으로 채웠다.
삼성화재의 레오(24)와 대한항공의 산체스(28)가 재계약에 성공한 가운데 OK저축은행이 시몬을, 우리카드가 오스멜 까메호(26)를 새로 영입했다.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2년 연속 수상한 레오의 활약에 각 팀이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몬은 겨우 2경기를 뛰었지만 국내무대에 뛴 어떤 용병보다 초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전이던 지난 21일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레오를 비웃기라도 하듯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하며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43득점을 올렸다. 시몬의 활약에 힘입어 OK저축은행은 챔피언결정전 7연패를 달성한 최강 삼상화재를 3대 1로 꺾었다. 이 경기에서 레오는 26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시몬은 쿠바 국가대표시절 포지션인 센터로 블로킹에 적극 가담하면서도 라이트 공격수로도 1인2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레오를 격파한 시몬은 28일 쿠바 대표팀 동료인 산체스가 버틴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도 42점을 기록해 팀의 3대 2 승리를 이끌었다. 206㎝의 키에서 뿜어대는 강타에다 센터 출신의 강점인 속공, 여기에 가공할 만한 강서브는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서브에이스는 두 경기에서 무려 13개, 세트당 1.44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고 속공도 80.77%의 성공률로 전문 센터들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팀당 36게임씩 강행군을 치러야 하는 정규리그에서 그의 체력부담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비슷한 신장의 다른 팀 용병들이 90㎏ 전후의 몸무게인데 비해 시몬은 115㎏이나 된다. 체중이 많이 나가므로 체력소모도 심하다. 실제로 대한항공전에서 시몬은 3세트까지 매세트 11점씩을 올렸지만 4세트들어 상대 블로킹에 자주 막히면서 4점에 그쳤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아직은 본인이 2개 포지션을 다 소화할 수 있다고 파이팅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본인의 투지를 살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시몬, 男 프로배구 코트 초반 열기 주도
입력 2014-10-30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