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대표 구속영장 청구… 수출액 수백억 부풀린 혐의

입력 2014-10-30 02:08
로봇청소기 제조·판매로 촉망받던 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52)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노정환)는 부풀린 수출 가격으로 채권을 발행해 판매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박 대표 등 경영진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박 대표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홍콩 등 해외 지사에서 수출대금 액수를 수백억원 이상 늘려 해외매출 관련 서류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모뉴엘은 조작한 서류로 수출채권을 발행한 뒤 금융사에 할인 판매했으며, 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수출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수법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빌린 담보·신용대출 등 여신 규모는 모두 6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관세청은 박 대표가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여부는 30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무역보험공사가 모뉴엘을 대출 사기 등의 혐의로 진정한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로봇청소기 판매로 급성장한 모뉴엘은 지난해 매출액 1조20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기록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007년 세계가전박람회(CES) 기조연설에서 주목할 회사로 지목해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 20일 수원지법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회계부정 등이 포착됐고 금융 당국의 감리와 검찰 수사를 받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