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배광교회 이학성 목사 “러브버킷 챌린지로 생명살리기 기금 마련”

입력 2014-10-30 03:19
지난 26일 서울 배광교회에서 만난 이학성 목사. 이 목사는 “나눔을 실천하는 일보다 행복한 건 없다”고 거듭 말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날 배광교회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 모습. 이 목사(왼쪽)가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상임이사인 조정진 목사에게 사랑의 장터 수익금을 전달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배광교회에서는 성도들이 참여하는 바자회가 열었다. 교회 마당엔 옷이나 신발을 파는 매대, 떡볶이 어묵 우동 등을 파는 좌판이 설치됐다. 이 교회 이학성(50) 담임목사는 직접 내린 커피 원액을 바자회에 내놨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행사의 이름은 ‘사랑의 장터’였다.

배광교회는 사랑의 장터 수익금을 심장병이나 소아암으로 투병하는 아이들에게 전달해오다 올해엔 ㈔생명을나누는사람들에 기탁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은 사후 장기기증운동을 통해 생명나눔을 전개하는 단체다. 지난 26일 배광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는 “생명나눔운동보다 더 뜻깊은 활동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지인을 통해 이 단체의 활동을 전해 듣고 먼저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목회자로서 제 소명은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선물한 가장 귀중한 것이 생명이니까요. 물론 사랑의 장터에서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습니다. 전부 성도들이 한 일이죠(웃음).”

이 목사는 경기도 부천 예수마을교회, 서울 중구 만리현교회 등에서 사역하다 2011년 5월 배광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그는 과거부터 소외계층을 상대로 다양한 의료 선교 활동을 펼치며 나눔을 실천해왔다. 사랑의 장터 수익금을 생명을나누는사람들에 기부한 것 역시 이 목사의 뜻이었다.

배광교회가 생명을나누는사람들에 전달한 금액은 2160만8600원이다. 이 중 약 700만원은 배광교회가 지난달 진행한 ‘러브버킷 챌린지’를 통해 마련됐다. ‘러브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릴레이로 찬물을 뒤집어쓰고 기부금도 내놓은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착안한 행사였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다른 점은 행사의 취지였다. ‘러브버킷 챌린지’는 장기기증운동을 위한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진행됐다. 성도들은 차례로 찬물을 뒤집어쓰고 기부금도 내놓았다.

“저 역시 ‘러브버킷 챌린지’에 동참했습니다. 제가 캠페인의 첫 참가자였지요. 제가 찬물을 뒤집어쓰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예배 시간에 틀었더니 성도들이 굉장히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어요(웃음). 저를 시작으로 청년 성도들을 중심으로 많은 교인들이 이 캠페인에 참가했습니다.”

이 목사는 “앞으로도 장기기증운동에 지속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며 “다른 교회 목회자나 성도들도 생명나눔운동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거엔 나눔의 ‘네트워크’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가령 이웃집 굴뚝에 연기가 안 나면 이웃의 끼니를 걱정하곤 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네트워크가 무너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명을나누는사람들 같은 단체를 통해 나눔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간다면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눔의 행복을 아는 사람이 곧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