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말을 상대가 원하는 만큼 들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사람이 마음을 편하게 나눌 수 있어요. 그때 변화가 일어나고 치유가 시작됩니다.”
국제비폭력대화센터(국제CNVC) 도미닉 바터 이사는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대화법을 갈등 회복의 방법으로 제안했다. 현재 브라질 고등법원의 ‘갈등해결을 위한 상설위원회’ 초빙교수로도 활동 중인 바터 이사는 갈등 당사자들이 중재자 없이 자발적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인 ‘회복적 서클’의 창시자다.
바터 이사는 학교폭력이 심해지고 사회갈등이 고조되는 한국사회에도 회복적 서클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회복적 서클은 경찰 교사 학부모 등이 개입하지 않고 갈등이 있는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말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며 “피해자는 어떤 마음인지, 가해자는 어떤 생각으로 문제를 일으켰는지 속마음을 모두 꺼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터 이사는 일상적 대화와 회복적 서클의 가장 큰 차이로 ‘듣는 방법’을 꼽았다. 그는 “일상적 대화에선 말을 해도 상대방이 경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회복적 서클에선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끝까지 듣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터 이사는 “대화를 통한 관계 회복이 사회와 공동체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폭력과 처벌이 아닌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과 관계 회복은 성서에 나오는 ‘정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국제비폭력대화센터 도미닉 바터 이사 내한 “갈등 상대방 말을 끝까지 들어줘야 치유”
입력 2014-10-30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