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본질은 영혼 구원… 구제와 나눔은 이를 위한 과정”

입력 2014-10-30 03:22
교회성장 노하우로 셀교회와 오이코스(관계전도) 방식을 꼽는 배성식 목사. 그는 “교회의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고 본질을 추구하면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룸교회 제공
배성식 목사는 작은교회 목회자를 대상으로 셀교회 클리닉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 열린 모임에서 셀교회로 시작한 이룸교회의 목회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책상 위엔 두 가지만 놓여 있었다. 성경과 기도제목 노트. 성경은 손때가 많이 묻어 원래보다 두꺼워 보였다. A4용지 크기의 기도제목 노트는 교인들이 만난 전도 대상자의 기도였다. 20여쪽 분량에 2700명의 기도를 담았다. 교회의 영적 보고라고 했다. 그는 이 노트를 들고 매주 기도원에 오른다. 교회 개척 때부터 기도원에 올랐다. 그는 부모의 서원기도로 태어나 신학교(장신대)에서도 '시내산'이란 기도 서클에서 훈련받았고, 영락교회 행정수석목사까지 지냈던 터였다. 그러나 개척교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한계 상황이 많았다. 주님만 의지해야 했다. 기도 없이는 불가능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1주일에 2∼3일은 기도원에 올랐다. 최근 교회 이름을 바꾼 이룸교회 배성식(56) 목사 이야기다.

배 목사는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심곡로에 새 예배당을 완공하고 교회 명칭을 수지영락교회에서 이룸교회로 개칭, 제2의 교회의 사명을 꿈꾸고 있다. 이룸교회는 2000년 2월 시작해 개척 15년 만에 출석 신자 4000명이 넘는 교회로 성장했다. 지난 23일 교회에서 만난 배 목사는 “본질을 추구하는 한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올바르게 목회를 해야 한다”며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만 바라보자”고 말했다.



-교회 이름을 바꾼 이유가 궁금하다.

“개척하면서 교인 2000명이 넘으면 이름을 바꾸겠다고 다짐했었다. 2000명이 넘으면 교회는 지역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교회 이름을 놓고 기도하다가 마태복음 6장 10절 주기도문에 등장하는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구절에서 따왔다. 원래 2007년 바꾸려 했다가 이번에 새 예배당을 지으면서 변경했다.”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사명은 무엇인가.

“등대 이야기를 아는가. 기름으로 불을 밝히는 등대를 세웠는데 주변에 불쌍한 사람들이 많아 등대 기름을 모두 퍼줬다. 그런데 정작 등대 불을 켤 수 없어서 수많은 배가 난파됐다. 교회는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은 영혼 구원이다. 구제와 나눔은 이를 위한 과정이 될 것이다. 요즘은 노방전도가 안 되고 힘에 부칠 때가 많다. 그러나 본질을 추구하면 희망은 없어지지 않는다.”

-15년 만에 급성장했다. 이룸교회의 성장 이유가 궁금하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다. 우리는 셀교회로 시작해 전도로 성장한 교회다. 다른 것은 없다. 전도는 오이코스(관계전도)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교인들은 자신의 집과 직장 등 각자 삶의 현장에서 이웃을 만나 기도제목을 써낸다. 기도제목은 교회의 보물이다. 매일 낯선 사람을 만나 인사해보라. 자연히 이웃이 된다. 나 역시 부동산과 미용실 등을 수없이 다녔다. 교인들은 이웃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당신을 위해 기도하라고 나를 보냈다.’ 대책 없이 보이는가. 아니다. 간증이 많다. 간증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한다.”

-목회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목회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와 같다. 교인들 중엔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이 많다. 돈 때문에, 자식 때문에 절박한 사람도 많다. 붙잡을 것이라고는 예수밖에 없다. 목회는 이들에게 예수만이 나의 구원자요 희망이며, 죄와 사망에서 건지실 주님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일이다. 본질적인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고 흔들리는 삶에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기도를 많이 하고 계신다.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자신을 위한 기도는 자신의 상황과 수준을 넘지 못한다. 그러나 남을 위해 기도하면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기도하신다. 일명 ‘깔때기’ 기도라 부른다. 나는 신자들에게 가족을 위한 기도는 마지막에 하라고 말한다. 남을 위해 기도할 때 주님은 우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엄청난 수준의 기도를 직접 해주신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기독교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비법은 없다. 예수의 제자로 살아야 한다. 제자는 누구인가. 예수의 인격과 성품, 생각과 가치관을 닮은 사람이다. 바로 성령 충만한 사람이다. 제자는 고매한 예수 성품을 가지고 혼자만 살아가지 않는다. 제자는 상처투성이 세상 속에 치유의 빛을 밝힌다. 이는 예수를 전할 때 드러난다. 자신만 기도 응답받고 능력받고 복받는 건 제자가 아니다.”

-목회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교회의 위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바라보자. 나의 부친은 평생 고기 한 점 드시지 못하면서 교회 사찰집사처럼 일했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했다. 하지만 나는 우리 부모님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목사님들에게 말하고 싶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가. 그러면 포기하지 말자. 하나님은 당신이든 자녀든 축복하실 것이다. 하나님을 기대하자.”

용인=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