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 대통령, 7시간 7차례 지시”… 野 “제대로 보고 안됐다”

입력 2014-10-29 04:10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왼쪽)이 2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자료를 훑어보고 있다. 오른쪽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김태형 선임기자
청와대를 상대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28일 국정감사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보고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여야는 낙하산 인사 논란, 전시작전통제권 사실상 무기 연기 등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증인으로 참석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후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까지 7시간여 동안 7차례 직접 또는 전화로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일 오전 10시15분과 10시22분 안보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 등을 지시했다고 한다. 10시30분에는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인명 구조를 지시했고, 오후 2시50분 구조 인원에 대한 정정 보고가 올라오자 7분 후 다시 안보실장에게 전화해 통계 혼선에 대해 재차 확인했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이 참사 당일 사저에 머물고 출근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이고 주무시면 퇴근”이라며 “하루 종일 근무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오전에 어느 누구도 배에 못 들어가는 게 확인됐는데 대통령은 오후 중앙대책본부에 가서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는데 왜 그렇게 발견하기 힘드냐’고 물은 것을 보면 제대로 보고를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이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 인사와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자 “수사받고 있다는 사실이 범죄경력 조회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본인도 말하지 않아 파악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미흡한 점이 나타나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이 이른바 ‘만만회’ 등 비선라인이 인사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너무나 황당한 얘기다.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은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 KBS 이인호 이사장,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곽성문 사장, 인터넷진흥원 백기승 원장 등 박근혜정부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집중 추궁했다. 이에 김 실장은 “국정철학을 같이하고 능력 있는 사람은 누구나 기용할 수 있다”며 “낙하산 인사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전작권 전환 재연기 결정 배경과 관련해 “현재 안보 상황에서 전작권이 전환되고 연합사령부가 해체되면 김정은 일당의 오판에 의한 도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억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야당은 배우 전지현씨 트레이너로 알려진 윤전추씨가 제2부속실 3급 행정관으로 채용된 이후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가 1억1000만원 상당의 필라테스 스튜디오 장비를 구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