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남아공 빈민촌 ‘쥐와의 전쟁’ 올빼미 투입

입력 2014-10-29 02:24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빈민촌인 ‘타운십’에서 들끓는 쥐를 퇴치하기 위해 올빼미를 투입하는 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른바 ‘타운십 올빼미 프로젝트(The Township Owl Project)’라 불리는 이 작전은 붕괴 우려가 있는 건물에 둥지를 튼 어린 올빼미들을 구해 새로운 둥지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주는 방식이다. 최근 남아공에서는 요하네스버그를 둘러싸고 있는 밀집 빈민촌에서 이상적인 서식조건을 찾은 쥐떼가 어린이들을 공격하는 ‘쥐의 공포’가 논란이 됐다. 쥐들을 물리치기 위해 ‘에코 솔루션스’란 민간 환경계획회사가 무료봉사로 이 작전을 지원했다. 이 회사는 10년 전부터 200마리 이상의 올빼미를 남아공 타운십에 투입해 왔다. 구조된 올빼미들은 다리에 금속 링을 끼워서 식별할 수 있게 한 뒤에 작전에 배치된다.

작전에 투입되는 올빼미는 주로 독특한 타원형 얼굴을 한 헛간올빼미와 수리부엉이 등 두 종류다. 에코 솔루션스의 조너선 호 대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거주지와 오랫동안 밀접하게 살아온 헛간올빼미가 도시 환경에 특히 적합하다”고 말했다. 쥐나 두더지 등을 주식으로 하는 헛간올빼미는 쥐가 많이 사는 인간 거주지 주변의 둥지를 지을 만한 공간이 있는 곳에 산다. 헛간올빼미는 밀렵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국제 보호 조류기도 하다. 호 대표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성공을 평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올빼미가 무엇을 먹이로 삼는가를 보는 것”이라며 “올빼미는 분명히 쥐를 먹는다”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