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었던 열정이 솟아오른다. 승부는 이기는 것이다.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집중하라."
야신(野神)의 취임 일성(一聲)은 강렬했다. 김성근(72) 감독이 28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한화 이글스의 제10대 사령탑으로 정식 취임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오늘부터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잊어버리자"며 "어깨를 펴고 날아오르기 위해 오늘부터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 운용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김 감독은 "과거는 필요 없다.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제 우리 팀에는 주전과 후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개개인에게 의존하는 야구는 하지 않겠다"며 "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따라오면 따라오는 것이고 안 따라오면 버릴 것"이라며 선수단에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은 승리를 위해 패배의식을 떨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내년은 여러분이 어깨를 펴고 하늘을 나는 독수리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가을야구 가장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라"며 내년 시즌 목표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것도 시사했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지옥훈련'도 예고했다. 김 감독은 "입에서 단내 나는 훈련을 소화해야 할 것"이라며 "재미있는 아이디어 하나만 미리 말하면 김태균은 당분간 3루에서 반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몸이 힘들더라도 끝난 뒤에 행복감을 느끼면 좋은 것"이라며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당장 29일부터 내달 27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시즌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에는 당초 휴식조로 분류됐던 김태균과 정근우를 포함해 선수 43명 전원이 참가한다. 김 감독은 수비에 훈련의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화는 몇 년째 수비가 문제라고 본다"며 "캠프에서 수비를 제대로 만드는 것에 팀의 사활이 걸려 있다. 캠프에서 수비는 연습의 반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식에는 80여명의 팬들이 찾아와 김 감독을 응원했다. 팬들은 야구장 한켠에 '당신이기에 행복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김 감독이 취임식장으로 들어서자 "야신,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한편 김기태(45) 감독은 KIA 타이거즈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KIA는 이날 "김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 1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4월 23일 갑작스럽게 자진 사퇴하며 LG 트윈스 사령탑에서 물러난 김 감독은 짧은 야인 생활을 마치고 고향 광주에서 KIA를 지휘하게 됐다.
김 감독은 "올해 마무리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을 통해 팀 색깔을 바꿔 놓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며 "팀 리빌딩에 주력하면서도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김성근 한화 감독 취임식 “2015년엔 하늘 나는 독수리 될 것”
입력 2014-10-29 0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