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가 국제연합전선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과 격전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터키 접경 코바니 지역을 배경으로 영국인 인질을 출연시킨 새로운 선전 영상을 2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코바니에서 IS를 조금씩 몰아내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9월 등 이미 세 차례 이상 IS의 영상에 등장한 바 있는 영국인 인질 존 캔틀리는 영상을 통해 “(코바니 전투는) 현재 전면전이 아니라 마무리 단계”라며 “전투가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의 공습 지원에 IS가 코바니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은 허구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공중 촬영 영상을 통해 IS가 코바니 동·남부를 장악했다고 전하며 “IS의 승리는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IS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 ‘INSIDE AYN AL-ISLAM’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5분30초 분량이다. ‘IS 군대의 드론(무인기)’이 촬영했다는 설명과 함께 코바니 시가지의 모습을 공중에서 비추다가 감각적인 화면 전환을 통해 검은 옷을 입은 캔틀리가 코바니 시가지를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는 방송 리포트 형식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코바니와 IS의 상황에 대해 5분여간 발언을 이어간다.
영국과 프랑스 언론에 기사를 제공해 온 프리랜서 기자 출신 캔틀리는 2012년 11월 시리아 북부에서 피랍됐다. 그는 최근 IS의 선전 영상에 잇따라 등장해 IS의 메시지를 서방에 알리는 ‘선전용 입’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 영상 역시 인질인 캔틀리가 코바니를 배경으로 등장해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시리아 내 IS의 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국가안보 분석가 피터 베르겐은 CNN에 출연해 “마치 특파원이 외국의 한 도시에 서서 취재하는 것처럼 연출해 캔틀리가 편안한 상태에서 객관적인 상황을 말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에 대한 공습을 이끌고 있는 미군이 공습 비용으로 하루에 830만 달러(약 87억35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빌 어반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8월 공습이 시작된 이래 총 5억8000만 달러(약 6089억4200만원)가 소요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공습 강화로 비용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국방부 추산이 실제 비용보다 축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산 관련 전문가들은 공습에 들어가는 연간 비용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IS, 英 인질 출연 선전영상 공개 “승리 시간문제”
입력 2014-10-29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