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스키장 철이른 제설작업의 경제학… 1000만원 들여 홍보효과는 수억∼수십억

입력 2014-10-29 02:10
강원도내 스키장들이 본격적인 겨울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28일 오전 강원도 평창 용평스키장이 인공눈을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용평리조트 제공

강원도내 스키장들이 겨울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개장 준비에 돌입했다.

평창 용평스키장은 28일 오전 0시쯤 평창 대관령의 수은주가 영하 1도까지 떨어지자 핑크와 옐로우 슬로프에 설치된 60대의 제설기를 일제히 가동해 인공눈을 만들어 뿌렸다. 제설작업은 오전 7시까지 이어졌고 슬로프에는 10㎝가 넘는 눈이 쌓였다. 용평스키장의 첫 제설은 지난해보다 하루 빠르다. 이 스키장은 다음 달 8일이나 15일쯤 개장할 계획이다.

평창 봉평지역의 보광휘닉스파크도 이날 오전 2∼8시 펭귄 슬로프에서 제설기 50여대로 인공눈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보광휘닉스파크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면 다음 달 8일쯤 스키장을 개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스키시즌을 앞두고 개장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키장들이 앞다퉈 제설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키장들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일기예보와 기온을 수시로 점검한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으면 제설장비와 인력을 비상대기 시킨 뒤 수은주가 영하권으로 떨어짐과 동시에 ‘제설작전’을 펼친다.

이렇게 첩보작전처럼 만들어진 눈은 사진 속에 담겨 언론사에 배포되고 신문과 방송을 장식하게 된다. 제설작업에 전기요금, 인건비 등 1000만원에 가까운 경비가 들어가고, 하루도 안돼 눈이 모두 녹아버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스키장들이 매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하루라도 먼저 스키장을 개장키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용평스키장 관계자는 “제설기를 시험가동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스키시즌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는 등 홍보 측면이 더 강하다”면서 “국민들이 ‘첫 제설’이라는 이미지에 많은 관심을 갖기 때문에 투자대비 더 많은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대관령 영하 4도, 철원 영하 2.4도, 태백 영하 1.8도, 인제 영하 0.4도 등을 기록하는 등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평창=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