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지속돼온 경기부진과 유가하락으로 장기침체에 빠진 정유업체들이 비석유 사업에 힘을 쏟으며 부진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유업체가 석유 관련 매출에만 목메던 시대가 끝나가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올해 3분기 매출액 16조6084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영업손실 422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석유사업 부문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39억원, 전 분기 대비 112억원 감소하며 오히려 적자폭이 확대됐다. 대신 비석유사업 부문이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약진한 것이 흑자 전환의 동력이 됐다.
특히 석유개발 사업은 미국 생산광구 인수에 따른 매출물량 증가로 매출 2401억원, 영업이익 1214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했다. 화학사업 또한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22% 이상 증가한 1308억원을 기록했고, 윤활유 사업은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04억 증가했다.
27일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도 3분기 396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2분기까지 흑자를 유지했던 순이익도 3분기에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석유사업이 유가급락과 복합정제마진의 감소로 18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 뼈아팠다. 다만 석유화학과 윤활기유는 주요 제품의 마진 강세로 각각 796억원과 67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그나마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
GS칼텍스는 탄소섬유와 바이오부탄올 등 고부가 복합소재 개발·투자에 집중해 정유에 쏠린 사업역량을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상업용 유류탱크 터미널 사업에 뛰어들었고, 윤활기유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유업계도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지나친 석유사업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고 강조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적자 시달리던 SK이노베이션 흑자 비결은
입력 2014-10-29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