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꾼 한국SC·씨티銀, 도약이냐 철수냐

입력 2014-10-28 03:22
국내 외국계 은행인 한국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바뀐다.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지만 두 은행은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다. 이후 HSBC처럼 소매금융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설이 돌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행장 선임이 한국시장 도약의 발판을 위한 준비인지 시장 철수의 전조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를 연달아 열고 박진회(사진) 전 수석부행장을 행장으로 확정했다. KB지주 회장 도전에 나서면서 14년 행장직을 그만둔 하영구 전 행장 후임이다. SC은행은 아제이 칸왈 은행장이 겸임하던 동북아시아 지역총괄 대표직만 맡고 은행장에는 한국인 행장을 선임키로 했다. 박종복 소매금융 담당 부행장이 유력하다고 알려지고 있다.

두 은행은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SC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38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씨티은행 역시 388억원 순손실을 냈다. 수익 감소 요인에 더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지점 폐쇄와 희망퇴직을 받아 관련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SC지주는 SC캐피탈을 J트러스트에 매각했고, 씨티은행도 씨티캐피탈을 매각할 방침이다. HSBC처럼 소매금융에서 철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해당 은행들은 소매금융 철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SC은행은 처음으로 한국인 경영자가 선임되는 만큼 한국시장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씨티은행도 “계속 소매금융 철수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체 씨티그룹에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아·태 지역 CEO도 한국시장 철수는 없다고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