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8집 ‘신발장’ 1위 행진 에픽하이 인터뷰 “위로·따뜻함… 12곡 메시지이자 음악하는 이유”

입력 2014-10-29 02:33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2년 만에 정규앨범 8집 ‘신발장’을 내놓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투컷, 타블로, 미쓰라.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에픽하이(멤버 타블로·미쓰라·투컷)가 2년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 8집 ‘신발장’의 10번째 곡은 ‘라이프 이즈 굿(Life is Good)’이다.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복수’에 엑스(X)를 하고 ‘라이프’를 써넣었기 때문이다.

“복수나 원망보다 나를 위해 ‘독한 행복’을 품었으면 하는 생각을 담았어요. 사람은 시련을 준 상대방이 안 되기를 바라지만 내가 더 행복해지면 되거든요. 사람들을 안아주고 싶었고 따뜻함을 주고 싶었어요. 수록곡 12곡을 관통하는 메시지인 동시에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7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카페에서 진행된 에픽하이와의 인터뷰에서 앨범에 담긴 메시지를 묻자 타블로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앨범은 ‘19세 청취 불가’ 판정을 받을 만큼 과격한데 위로와 따뜻함을 주고 싶었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특히 수록곡 ‘본 헤이터(Born Hater)’는 과격함의 진수를 보여줬다. 타블로는 자신의 학력 위조설을 물고 늘어졌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대놓고 이야기했다.

“(타진요를) 이제는 제 운명이라 생각하고 사랑하려고 해요. 타진요 덕에 저는 아내인 (강)혜정이의 사랑을 확인했고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좋았든 안 좋았든 제 인생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감사하며 살기로 결심했어요.”

앨범 제목이 ‘신발장’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매일 아침 나갈 때면 현관의 신발장 앞에서 인사하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도 신발장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을 가장 잘 표현한 게 신발장 아닐까요.”(투컷)

이번 앨범은 지난해 10주년에 맞춰 나올 계획이었다. 1년 늦춰 발표한 것은 멤버인 미쓰라의 슬럼프 때문이었다. “10년 차 가수가 됐는데 난 지금 어디에 있고 무얼 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내가 잘하고 있나 못하고 있나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미쓰라)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진 앨범은 발표 이후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앨범을 잘 만들려다 보니 조금 늦어졌어요. 첫 방송이 지난주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었는데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여기까지 왔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감격스럽고 행복해요.”(타블로)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