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아 할인행사에 멀티매장 뿔났다

입력 2014-10-28 02:05
취급점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문제의 코베아의 할인행사.

캠핑산업이 성장하면서 곳곳에서 마찰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유명 캠핑업체인 코베아의 할인행사를 두고 일부 취급점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28일 캠핑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명 캠핑용품 업체 코베아는 지난여름 ‘고객 감사 대전’이라는 명목으로 자사 제품의 일부 품목에 대해 30∼60%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코베아 제품을 취급하는 일부 캠핑장비 멀티숍 매장들이 코베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코베아가 업계 1위라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이미 매입한 품목들에 대해 아무런 보상도 없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통보했다”며 “할인 폭이 커서 역마진으로 제품을 팔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보통 기업에서는 대규모 할인행사에 앞서 납품 업체가 갖고 있는 재고량을 확인한 뒤 이에 대한 할인율을 조정하거나 전산 상으로라도 재고품을 다시 사들인 다음 가격을 조정한 후 납품처에 물건을 재 출고한다. 그러나 코베아는 이런 과정 없이 직영점과 대리점부터 할인 행사를 시작해 전국의 취급점으로 확대시켰다. 캠핑용품 멀티숍(서울 종로구) 관계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코베아의 재고량은 8억 원어치 정도 된다”며 “10만원에 제품을 들여와 8만원에 팔고 있어 제품을 많이 팔아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취급점마다 재고량이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한 업체당 작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베아의 이번 할인 행사로 인해 입게 되는 피해액은 한 업체당 수 천 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업체(경기도 광명시)는 “코베아는 재 매입과 반품에 대한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할인 행사는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는 기회라며 제품 주문을 늘리도록 요구했다”며 “소규모 유통업체들이 이번 행사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베아와 거래가 끊어질 것을 우려해 재매입이나 반품 요청은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또 코베아의 이번 할인행사에 대해서는 “제품을 도매가 이하로 할인해 판매하는 것 자체가 소규모 유통업체와의 상생을 포기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나 코베아 측은 할인행사 자체가 오히려 취급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해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취급점들과 코베아에 할인행사를 요청한 취급점들 간 이견이 있는 것. 코베아 측은 “캠핑에 대한 니즈가 있지만 가격 부담을 이유로 캠핑인구가 정체되고 있다고 판단, 캠핑 인구 유입을 늘리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할인 행사를 하게 됐다”며 “처음엔 직영점과 대리점에만 하다가 오히려 취급점들이 할인된 제품을 추가로 공급해달라고 해서 전국으로 확대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할인행사를 하면서 취급점 재고에 대한 재 매입은 없었고 취급점들의 반품 요청은 보통 연말에 이뤄지므로 아직 집계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난 쿠키뉴스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