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미생’ 100만부 돌파… “내 얘기 같아” 직장인 열광

입력 2014-10-28 03:43 수정 2014-10-28 15:16
미생이란 '아직 살아남지 못한 자'라는 뜻.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상태.

윤태호 원작의 만화 '미생'(위즈덤하우스)이 누적판매 100만부를 돌파했다. 이달 초 90만부를 넘어섰고, 한 달도 안 돼 100만부 고지를 점령했다. 올해 첫 밀리언셀러다. '미생'은 웹툰 10억뷰에 이어 단행본 100만부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콘텐츠의 힘' '스토리의 힘'을 입증했다는 평이다. 위즈덤하우스는 "주말인 26일을 지나면서 '미생' 누적판매량이 100만부를 돌파했다"며 "2012년 9월 1권 판매 시작 후 1년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50만부를 넘어섰고, 그로부터 1년도 안 지나 100만부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27일 밝혔다.

‘미생’은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바둑기사만을 목표로 살아가던 청년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하고 종합상사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회사라는 새로운 세계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2012년 9월 1권이 나오기 시작해 2013년 10월 총 9권으로 완간됐고, 이후 9권짜리 ‘미생’ 세트로도 판매됐다.

‘미생’은 1권 출간 이후 ‘직장인들의 교과서’ ‘샐러리맨 만화의 진리’라는 호평 속에 소장용과 선물용으로 꾸준히 판매됐다. 출판사 예상보다 좀 빠르게 100만부를 돌파하게 된 계기는 드라마 때문이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미생’은 매회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중이다. 최근 4회 방송분은 평균 3.6%(최고 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위즈덤하우스에 따르면 드라마 방영 이후 만화 ‘미생’은 하루 2000세트 이상 팔려나갔다. 이날 현재 ‘미생’은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등 모든 인터넷서점에서 종합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생의 주요 구매층은 30대다. 예스24 집계에서 9권짜리 세트 판매를 기준으로 할 때 30대가 47.7%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40대가 27.7%, 20대가 17.4%였다. 조선영 예스24 홍보팀장은 “30대는 직장생활에 막 진입했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갈등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직장생활에서 느끼고 공감하는 부분이 ‘미생’에 잘 담겨 있기 때문에 30대가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위즈덤하우스는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는 에피소드 등에 관한 궁금증 때문에 원작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생’은 2012년 1월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웹툰으로 첫선을 보였다. 웹툰 ‘미생’은 2013년 7월까지 1년7개월간 연재되면서 누적조회 수 10억뷰를 넘기며 ‘국민웹툰’으로 불렸다. 성공 비결은 스토리라는 데 이견이 없다. 출판평론가 장동석씨는 “‘미생’에서는 캐릭터가 살아있다. 그 캐릭터들이 구조 안에 잘 녹아들고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이것이 웹툰이나 책, 드라마로 이어지는 성공 비결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위즈덤하우스 최유현 팀장은 “웹툰에서 성공하면 드라마나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많이 가공된다. 웹툰이란 장르가 국내에서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면서 “좋은 웹툰은 스토리가 탄탄하니까 장르의 변형이 쉽다”고 말했다.

‘미생 시즌2’는 내년 봄 다음에서 웹툰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